친노, "문재인 정계은퇴"  발언 안철수 배후 의심  
▲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의원이 22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상진 교수이 제기한 문재인 정계은퇴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친노무현 쪽에서 한 교수의 발언의 배후로 안철수 의원을 지목하는 등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인화성이 워낙 강한 사안이라 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24일 문재인 의원 사퇴를 요구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강하게 비난하며 안철수 의원과 연계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처장은 친노무현계 인사로 꼽힌다.

김 전 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통화 인터뷰에서 "하나의 당으로 통합을 해야 되는데 통합해야 될 상대에게 이런 망언을 하거나 이런 용어를 써온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또 분열주의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상진 교수가 안철수 의원의 지난 대선과정에 자문을 해 줬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안철수 의원의 상당한 대변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라며 "그런데 이런 분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문재인 정계은퇴) 발언을 하는 것은 일정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초장은 "그분(안 의원이)이 꼭 지시했거나 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더라도 일종의 정서적 공감대나 흐름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보고 있다""하나의 흐름과 세력을 자꾸 배제하려고 하는 것은 정파적 정략적 의도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전 처장의 이런 발언은 친노그룹의 시각을 대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교수가 문재인 정계은퇴를 거듭 요구하고 나선 데에는 안철수 의원과 공감이 있고, 이는 통합 신당에서 안 의원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다. 곧 한 교수 개인의 발언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안 의원은 지난 22일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창당대회를 여는 자리에서 문재인 의원과 만났으나 어색하게 헤어지고 말았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맨 앞줄에 안 의원은 문 의원과 나란히 앉았으나 행사 시작 전 입장할 때 악수 한 것 말고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이는 안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시당 창당대회를 마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를 둘러보고 책을 선물하는 등 한동한 서먹했던 관계를 완전히 회복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갈등이 지속되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제를 요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배제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말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자세로 국민의 고통과 희망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바다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만드는 데 모두 진력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의원의 갈등을 부채질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후 1년이 지났지만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의원의 앙금은 좀처럼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며 창당 이후 당권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의원과 문 의원은 처음부터 아름답지 못한 만남이었는데 끝이 좋을 리 없다""이번 만남은 안철수 의원과 친노의 간극을 보여줬으며 신당에 대한 피로도만 높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