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평촌신도시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평촌신도시에 조성된 아파트들은 준공된 지 오래된 아파트가 대부분인데 한동안 뜸했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주변지역에서 점차 활발해지면서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안양 평촌신도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이유

▲ 평촌어바인퍼스트 조감도.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 인근 지역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이 모두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GS건설은 10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안양 만안구 안양6동의 소곡지구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안양씨엘포레자이’를 분양했다. 모두 493세대를 모집했는데 1만2164명이 몰려 평균 24.7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포스코건설과 SK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4개 대형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급하는 ‘평촌어바인퍼스트’도 5월 말에 분양됐는데 평균 4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모든 평형에서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다.

그동안 안양에 신규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다가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평촌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평촌신도시 인근에 한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는데 재건축재개발사업 등이 속도를 내면서 새 아파트가 지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요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신도시는 노태우 정부때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 200만 가구 건설이라는 목표로 수도권 일대에 지어진 1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다.

1992~1993년에 준공돼 지어진 지 25년 지난 아파트가 대부분인데 새로운 아파트가 계속 건설된 일산신도시와 분당신도시 등 다른 1기 신도시와 비교해 낙후한 이미지가 굳어져 왔다.

과거만 하더라도 범계역과 평촌역 등 역세권에 위치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낡은 단지보다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최근 수년 동안 두드러지면서 일대에 공급되는 아파트를 놓고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새 아파트를 향한 수요 쏠림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평촌신도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떨어진 서울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부근에 짓는 전용면적 84.98㎡ ‘포일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2019년 11월 입주예정)의 분양권은 최근 6억6510만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2016년 말에 분양됐는데 당시 전용면적 84.98㎡ 세대의 평균 분양가는 5억6천만 원이었다. 1년 반 만에 1억 원가량 집값이 올랐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면 7억 원에라도 분양권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평촌신도시 안에 위치한 평촌더샵아이파크(2019년 3월 입주예정)의 전용면적 84.98㎡ 세대의 입주권은 7월 초에 7억1천만 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6억 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됐는데 반년 남짓 만에 1억 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2년 전 분양가와 비교하면 무려 40% 급등한 셈이다.

최근 분양된 평촌어바인퍼스트는 아직 전매거래 제한이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맞은 편에 위치한 평촌더샵아이파크와 비교할 때 집값이 최소 2억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벌써부터 매도자들이 내야 할 양도소득세를 대신 내고라도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살 수 있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부동산중개인은 전했다.

평촌신도시가 부동산대책의 영향에서 한발 비껴나 있는 점도 평촌신도시 일대의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2017년 8월에 발표한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경기 과천시 등 평촌신도시에서 멀지 않은 지역을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지만 평촌신도시는 집중감시 대상지역으로 분류했다.

대출 규제 등 부동산대책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분양시장에 수요가 대거 쏠리는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파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