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정제마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여러 조짐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정제마진 확대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
정제마진은 정유제품 판매 가격에 원유 도입가격, 수송비, 운용비 등 정제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사의 정유부문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이 연구원은 정제마진 상승의 원인으로 미국산 정유제품의 공급 축소 가능성을 들었다. 미국 정유제품의 공급을 늘린 주된 원인이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회사들은 올해 상반기 배럴당 최대 10달러까지 싼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뒤 정제유 수출을 늘렸는데 이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이와 함께 미국 정유시설들이 8~9월에 정기보수에 들어가게 되 정유제품의 공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으로 정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정제마진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아시아 지역의 정제시설 증설은 많지 않은데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계절적 요인으로 등유, 경유 등 정유제품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수요 증가로 정유제품의 가격이 높아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단기적으로 정유제품의 수요를 악화 시킬 수는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정유 산업의 성장세를 막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2%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정유제품 수요 증가량은 공급 증가량을 웃돌 것”이라며 “정유제품의 수급상황이 빠듯해 지면서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은 유례없는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