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산자원부 산하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TF)가 한국석유공사에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할 것으로 유력하게 예상된다.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 관계자는 “하베스트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을 매몰비용으로 처리하면 앞으로 들어갈 운영비용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은 나올 수도 있지만 애초 하베스트를 인수했을 때 파악하지 못한 변수가 많아 그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영 정상화 방향을 결정하는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가 하베스트를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새로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뒷처리가 주목된다.
한국석유공사는 그동안 하베스트를 유지하려는 행보를 보여 왔다.
한국석유공사는 2017년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에 하베스트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출했다. 2017년 11월 하베스트의 블랙골드 광구를 재개하기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신규지급보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공사의 경영 정상화 방안은 국제유가가 50년 안에 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토대로 작성됐다. 현재 6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로는 하베스트의 채산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베스트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기존 광구 유지비와 새 광구 개발비를 메우기도 힘든 것으로 파악된다. 수익이 운영비용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3분기 기준 하베스트의 영업손실은 800억 원가량이다. 누적 손실은 2조7천억 원에 이른다.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가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하면 한국석유공사는 사실상 권고안을 따를 할 가능성이 크다.
하베스트 매각을 권고받게 되면 양수영 사장이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는 결국 하베스트를 당장 매각하느냐 시간을 두고 매각하느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실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양 사장이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하베스트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캐나다 하베스트의 벨스힐 유전.
하베스트를 당장 시장에 내놓더라도 인수하겠다는 사업자를 찾기 힘들고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헐값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자원개발시장은 기존 광구를 내놓는 사업자가 많아 공급이 많아진 상태라 매각환경도 좋지 않다.
브라질 정부는 2017년 9월 287개의 석유·천연가스 광구 가운데 37개를 매각했고 베트남 최대 가스기업 페트로베트남도 2020년까지 광구 지분 30% 이상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급물량 증가로 매각 가격이 저평가될 수 있는 데다 시장에 이미 경제성을 다한 하베스트 유전에서 이윤을 보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형성돼 있어 제값을 받기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양 사장이 하베스트 매각 시기를 언제로 정하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과거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원개발사업에서의 전문성을 살려 하베스트를 최적의 조건으로 매각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기영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하베스트 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라며 “시장 상황이 나아지는 것을 기다리면서 유전의 경제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시절 여러 선진국이 1970년부터 탐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미얀마 서부 해상지역에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가스전을 시추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대우의 2017년 영업이익 4013억 원 가운데 2482억 원이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