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한전과 한수원 수장 인선 서둘라는 국회 압박 받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법안의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수장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주요 전력 공공기관의 수장 공석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20개 산하 기관 가운데 12곳의 CEO가 공석”이라며 “과연 이런 업무보고를 받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도 “주요 공공기관의 사장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장기간 공석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관장이 없으면 아무래도 기관이 나태해질 수 있는 만큼 주무부처 장관이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장 위원장이 지적한 12개 공공기관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은 중소기업진흥공단 한 곳뿐으로 나머지 11곳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이다.

11개 기관 가운데서도 한국전력과 한수원, 전력거래소, 남동발전, 동서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등 전력 공공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기관들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백 장관이 직접 수장을 임명하거나 백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수장을 임명한다.

백 장관이 국회의 지적에 따라 한국전력과 한수원의 수장 인선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을 제외한 다른 전력공공기관은 이미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남동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은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내정자를 선임했고 전력거래소는 13일 조영탁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서부발전과 남부발전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2월 안으로 새로운 수장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아직 공모조차 시작하지 못했고 한수원은 5일부터 13일까지 후보신청을 받는 등 이제야 공모절차를 시작했다.

한국전력과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원전 수출 사업을 예로 들면 백 장관은 지난해 11월 조환익 전 한국전력 사장, 이관섭 전 한수원 사장과 함께 영국과 체코를 방문해 원전수출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백 장관은 2월 말 원전 수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사업을 직접 진행할 한국전력과 한수원 수장이 모두 공석인 상황이라 유럽 방문 때와 같은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한국전력과 한수원 수장 인선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두 기관에 마땅한 인사를 찾기 쉽지 않아 수장 인선에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전력과 한수원 같은 주요 공기업들은 공모 전부터 유력 후보군이 거명되기 마련인데 두 기관은 현재 이렇다 할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은 애초 송인회 전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유력후보로 거명됐으나 조환익 전 사장의 사임 이후 두 달 넘게 공모절차를 시작하지 않으면서 조석 전 한수원 사장,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한진현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신 인사가 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은 유력 후보가 베일에 싸인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를 지낸 정재훈 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지식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수석으로 내정됐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내정이 취소된 안현호 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백 장관은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하 기관장이 공석인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기관장이 조직 장악력을 가지고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조속히 기관장을 선임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