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만 기대지 않고 적극적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곧 ‘접는 디스플레이’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 삼성디스플레이, 독자생존 전략 적극 펼친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상무는 17일 미국 뉴욕 웨스틴 그랜드 센트럴에서 열린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3년 안에 외부매출과 내부거래 비중을 50대 50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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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삼성전자 납품으로 거두고 있다. 특히 아몰레드(AMOLED)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던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무려 93%나 줄어든 600억 원에 그쳤다.
이 상무는 “마케팅을 강화해 외부 고객사 비중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고객이든 상관없이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몰레드 패널의 가격경쟁력이 LCD패널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몰레드 패널은 소자가 자체발광하기 때문에 LCD패널처럼 뒤에서 빛을 내주는 ‘백라이트 유닛’이 필요없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LCD패널보다 제조비용면에서 유리하지만 아직 수율(원재료 투입량 대비 완제품 생산 비율)이 낮아 실제 가격은 더 비싸다.
이 상무는 “아몰레드 가격을 낮추고 성능은 더 높이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아몰레드 가격이 LCD와 비슷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몰레드를 찾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 완전히 접는 디스플레이 개발중
이 상무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말 쯤 이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가운데 최상위에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구부러진 ‘커브드(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노트4를 선보였지만 아직 완전히 접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정확한 출시일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이 상무는 “완제품 출시는 소비자 수요에 달려있다”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접거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었을 때 곡률이 5mm 수준으로 알려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1mm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유리보다 유연성이 높은 플라스틱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상무는 “이미 30% 정도의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했다”며 “향후 설계와 패션, 건축,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앞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1만5천 장 규모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을 목표로 4월 아산 A3 공장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이 생산라인은 내년 2분기에 가동되는데 라인을 추가로 증설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 상무는 “내년 말까지 월 3만~4만 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는 2016년까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