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인사이트  기자의 눈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의 희망과 아쉬움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11-13 12:14:33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의 희망과 아쉬움
▲ 서울에 있는 한 파리바게뜨 매장의 모습.
SPC그룹 파리크라상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제빵사 불법파견 논란을 합작회사 설립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의 합작사를 세우기로 하고 제빵사들을 대상으로 처우개선과 휴일보장 등을 제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직접고용을 지시했는데 파리바게뜨의 이런 해결책은 애초 원하는 결과가 아닐 것이다.

제빵사들도 모두 동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처우개선은 없고 불법파견 시정명령만 피하려 한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한다. 제빵사들의 고용이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 같다.

물론 SPC그룹의 어려움도 이해는 간다. 5300여 명에 이르는 제빵사를 모두 본사 직원으로 단번에 채용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파리크라상은 제빵사를 모두 직접고용할 경우 한 해 동안 6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파리크라상의 2016년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다.

기업이 생존해야 직원도 살 수 있다는 말은 옳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는 말도 역시 옳다.

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 논란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분명 좋은 방향을 나아가기 위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희망도 본다.

고용의 질을 유지해야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고용노동부도 그 이름에 걸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명령을 받아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SPC그룹의 고민도 상당히 진지해 보인다.

SPC그룹이 행정법원에 고용노동부 직접고용 명령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도 저항하겠다는 뜻보다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해명도 충분히 납득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조급증을 엿보게 된 점은 씁쓸하기만 하다.

제빵사의 불법파견 논란은 파리바게뜨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랜차이즈는 강도만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 논란의 해결은 프랜차이즈업계에 새 모델을 세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서는 파견근로 자체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고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가를 다시 논의하는 계가가 될 수 있다. 파견근로는 ‘고용의 질을 나쁘게 한다’는 시각과 ‘고용의 유연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척점으로 두고 여전히 풀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숙제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고용노동부나 SPC그룹이 좀 더 머리를 맞대고 엉킨 실타래를 풀어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는다.

고용노동부가 직접고용을 명령하는 데에는 정권이 바뀌고 노동계 적폐청산을 위해 한 건 하겠다는 마음이 보이고 SPC그룹도 당장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심정이 읽히는 탓이다.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개혁이라고 한다. 혁명은 단 칼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더 큰 혼란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개혁은 혁명보다는 느리지만 성공하면 반석처럼 튼튼한 기반을 쌓을 수 있다.

개혁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조급증이다. 조급증은 개혁의 선의조차도 실종되게 만든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최신기사

한국거래소, 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에 제재금 6500만 원과 벌점 부과
경찰청·공수처·국방부 공조수사본부 출범, "중복수사 혼선과 비효율 해소"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절차 마무리, 2026년까지 자회사로 운영 뒤 통합
삼성전자 노조 윤석열 탄핵 집회에 동참, "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맞설 것"
국내 3대 신용평가사, LGCNS 신용등급 전망 'AA- 긍정적' 상향 조정
현대차그룹 유럽 4위 '위태', 도요타 하이브리드 약진에 소형 전기차로 맞불
윤석열 내란 혐의로 대통령실 7년 만에 압수수색, 경호처 거부로 차질 빚어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8%대 내려, 신성델타테크 18% 급등
한덕수 "12·3 계엄 선포 전 정상적 국무회의 운영되지는 않았다"
'계엄 핵심' 김용현 극단적 선택 시도하다 저지 당해, 법무부 "건강 양호"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