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가 유료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밀크를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빚어진 저작권 갈등을 해결하기가 어려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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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 |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9일 “밀크가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무료 서비스 정책을 계속 끌고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밀크는 삼성전자가 온라인 음원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와 손잡고 지난달 24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라디오 형태의 음원서비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밀크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로 가입하거나 로그인할 필요가 없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350여개 채널을 통해 무료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원하는 가수나 곡을 직접 선택해 별도의 앨범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밀크는 출시 닷새 만에 다운로드 50만 건을 넘겼고 2주도 안 돼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초기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삼성전자의 ‘공짜 마케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더 이상 밀크를 무료로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김용훈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팀장은 “삼성전자와 소리바다는 협회와 밀크 서비스 가격을 정액제 방식으로 유료화하기로 계약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밀크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월 1천 원에 밀크를 서비스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밀크를 무료로 출시한 이유에 대해 유료화 전까지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미 시장에 멜론과 KT뮤직 등 선발업체들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어 밀크가 점유율을 높이려면 공짜전략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밀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유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이 있다. 김태근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뮤직서비스 그룹장은 지난 6일 열린 ‘2014 국제뮤직페어’ 컨퍼런스에서 “밀크는 저렴한 음원 서비스를 원하던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해외 음원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의 경우 무료 이용자의 유료 전환률이 20%나 된다”며 “저렴한 과금모델을 앞세워 불법적 유통경로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합법적 유료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바로 밀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밀크 유료화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내야 할 음원 저작권료를 삼성전자에서 모두 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협회와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회는 오는 10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모든 계약을 해지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라며 “국내 음악 저작권의 90% 이상이 협회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