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누적판매량 방식으로 개편했다. 교보문고가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바꾼 것은 34년만에 처음이다.
11월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출판사들의 과도한 사재기를 막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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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이사 |
그러나 앞으로는 직전 4주 동안 가중평균 판매량을 합쳐 선정하게 된다.
가중평균 판매량이란 도서출간 후 1주차 40%, 2주차 30%, 3주차 20%, 4주차 10%의 비율로 4주간의 가중 평균 판매량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월간, 상반기, 연간 베스트셀러는 기존 방식대로 집계된다.
교보문고의 기존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은 도서시장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출판사들의 사재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교보문고뿐 아니라 예스24 등 인터넷서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주간의 판매량만을 놓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차트에 진입시키기 위해 책 출간과 동시에 사재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교보문고가 이번에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집계방식을 바꾼 또 다른 이유는 독자들이 좋은 책을 오랫동안 사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간단위로 베스트셀러 순위를 정하다보면 순위변동이 빨라져 독자들로부터 금방 잊혀지기 때문이다.
교보문고는 좋은 책이 오래 사랑받을 수 있도록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방식을 변경한 것 외에도 ‘스테디셀러’와 ‘스테디예감’을 따로 선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스테디셀러’는 출간한 지 1년 이상 된 도서중 해당분야 베스트셀러 20위 권 도서의 주간 평균 판매량을 36주 이상 유지한 도서를 선정해 발표한다.
‘스테디예감’은 출간 6개월부터 1년 사이의 도서중 해당분야 연간 평균 판매량의 70% 이상이며 20주 이상 주간 평균 판매량을 넘는 도서로 선정된다.
교보문고는 지난해부터 카이스트와 함께 베스트셀러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에 베스트셀러 집계방식 변경안을 내놓은 것이다.
교보문고의 이런 시도가 서점가에서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업계는 주목한다. 아직까지 예스24나 알라딘, 인터파크 등 대형서점들은 기존의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판유통업계는 출판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베스트셀러 집계·발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구매자 한 사람이 같은 책을 중복해서 구매할 경우 1권만 판매한 것으로 집계된다. 또 서점 납품도서의 경우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된다. 이밖에 개인이 아닌 회사나 단체 등에 납품한 도서의 경우 판매량의 20%만 집계한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베스트셀러 집계하고 있다"며 "현재 별도의 베스트셀러 개편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를 시행한다. 도서 할인폭을 최대 15%로 이내로만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