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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코트라 군기잡기 나서

정동근 기자 aeon@businesspost.co.kr 2014-02-20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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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이 해외 군기 잡기에 나섰다. 수출지원 공기업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오 사장은 이에 앞서 간부 직원들과 함께 한국 수출의 미래 생존 전략 찾기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20일 코트라에 따르면 오 사장은 지난 17일 코트라 중국지역본부를 돌아보고 대중 수출 업무를 돕는 직원들을 독려한다는 계획을 잡고 중국으로 출국했다. 오 사장은 올해 상반기 동안 국내 일정과 병행해 중국지역본부, 유럽지역본부, 북미지역본부, 중동지역본부, 아프리카지역본부, 일본지역본부, 아시아지역본부, 중남미지역본부, CIS지역본부 등 19개 해외지역본부 모두를 돌아본다는 목표를 잡았다.
 
  오영호, 코트라 군기잡기 나서  
▲ 오영호 코트라 사장

오 사장은 출국에 앞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세계 7대 수출 강국으로 올라선 지금 코트라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다그쳤다. 수출지원 공기업인 코트라가 한동안 미래생존전략 찾기 작업을 펼치며 혹시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았는지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 사장의 발언은 최근 개최된 난상토론의 결과물에서 도출됐다. 오 사장은 지난 8일 실장 및 본부장급 간부 직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트라 조직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참석자들은 봇물 터지듯 자성론을 쏟아냈다.
 
코트라가 중소기업 수출지원 기관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먼저 나왔다. 설립 초창기처럼 작은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만드는 일을 소홀히 한 채 손쉽고 성과가 눈에 보이는 기존 수출기업 지원 업무에 매달린 게 아니냐는 뼈아픈 자기 반성의 목소리였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제는 웬만한 기업이면 자체 수출 역량을 갖춰 코트라의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게 사실이라며 “1960-1980년대와 마찬가지로 맨땅에 헤딩하듯 수출 기업을 일궈내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코트라는 1962년 설립 이후 반세기에 걸쳐 전세계 곳곳에서 수출입국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무역 환경 속에서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조직 내부에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코트라 임직원의 문제의식은 일선 수출 현장에서 코트라의 문턱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재직 기간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는 혜택받은 공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트라 관계자는 코트라에 대한 국민의 차가운 시선은 코트라의 현재 입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징표라며 결국 본연의 역할을 되찾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 사장이 주최한 워크숍은 정부가 최근 강력하게 추진중인 공기업 경영정상화 방안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방만경영이나 재무구조 개선 문제와 다소 동떨어져 있지만 이번 기회를 내부역량강화의 디딤돌로 삼아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는 기관으로 거듭나자는 의견도 나왔다.
 
오 사장은 워크숍에서 제기된 의견과 취합된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해외지역본부 순방에 나섰다. 코트라는 세계적으로 9개 해외지역본부 산하에 84개국 122개 도시에 각각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도의 국내 조직으로 5개 지원단과 함께 1개 사무소도 꾸리고 있다.
 
오 사장은 국내에서 느끼는 위기 의식을 가감없이 현지에 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0년 수출 2조달러 달성이라는 정부 목표에 맞춰 코트라 임직원부터 우선 사기를 높혀야 한다는 점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87000개로 추산되는 중견 및 중소 수출기업 숫자를 10만개 수준으로 확대하는 과제도 해외 현지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점검한다.

오 사장은 산업자원부 차관과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들어 포스코 차기 회장 최종 후보 5명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포스코 회장에 선임되지 못했다. 해외 지역본부를 모두 아우르는 강행군을 펼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은 경험이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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