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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신임 회장 내정자 지난 10~11일 양일간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데 이어 어제 13일 광양제철소를 방문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포스코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잇따라 제철소 현장을 방문했다.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뒤 ‘정중동’의 행보를 보여온 그가 본격적 현장방문을 나선 것은 향후 포스코의 인사 구상과 경영 방향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 내정자는 13일 광양제철소를, 이에 앞서 10~11일에는 포항제철소를 방문했다.
광양제철소 방문에서 권 내정자는 올해 준공 예정인 3만톤 규모의 철분말 공장과 330만 규모의 4열연 공장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철분말은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구조용 부품 제작에 사용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성장으로 철분말 시장의 동반성장이 전망되자 포스코가 새롭게 진출한 분야다. 4열연 공장은 고급강 제품인 자동차 강판, 석유수송 강관, 고강도강 등을 주로 생산하는데 국내 냉연업체의 소재 부족분을 충당하고 나머지는 해외 수출한다.
포항제철소 방문에서는 최근 시험 가동에 들어간 파이넥스 3공장 등 주요 설비를 돌아본 후 자회사인 포스코켐텍, 포스코엠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을 찾아 업무현황도 챙겼다. 파이넥스 3공장은 준공 시 포항제철소 전체 쇳물 생산량의 25%에 달하는 410만톤을 생산하게 된다.
권 내정자가 “철강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던 만큼 연이은 현장방문을 통해 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권 내정자는 회장 선임 이후 약 한달 동안 경영 구상에 주력했다. 지난 달 16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권 내정자는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본격 가동하면서 ‘권오준 호’ 출범의 물밑작업을 해왔다.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은 기획, 철강경쟁력 강화, 신성장, 재무혁신, 경영인프라팀 등 5개 팀으로 구성되며 포스코 그룹의 새로운 경영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과제를 발굴하는 것이 임무로 주어졌다. 추진반의 5개 팀 자체가 곧 권 내정자의 향후 경영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추진반 핵심에 대한 인사는 권 내정자가 내놓을 향후 포스코 인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의 공동총괄로 김응규 포스코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과 최명주 포스텍기술투자 사장이 선임됐으며, 총 4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특히 권 내정자가 인사부문에 특화된 김 부사장에게 공동총괄을 맡기자 향후 단행될 인적 쇄신의 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 내정자는 비슷한 시기에 회장이 바뀐 KT를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내정자와 황창규 내정자 둘 다 이공계 출신인 데다 KT와 포스코는 ‘공기업 태생의 조직문화’까지 비슷하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미 대대적인 인사 물갈이를 단행하고 조직을 슬림화 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시작했다. 포스코와 KT를 비교하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권 내정자가 인적 쇄신의 폭을 넓힐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김 부사장과 함께 공동총괄을 맡은 최 사장은 한국은행, 교보증권, GK파트너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2007년 포스코에 합류한 인물로 ‘비 포스코 출신’이다. 최 사장 외에도 추진반에 합류한 경영인프라팀의 김세현 상무도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으로 포스코로 자리를 옮긴 지 4년 정도가 지났다.
‘젊은 임원’들이 대거 포진한 것도 추진반 특징이다. 추진반에 영입된 최종진 포스코ICT 경영지원실장, 이원휘 대우인터내셔널 자동차강판본부장, 전중선 원료본부 원료구매실장 등이 1960년대 생으로 임원으로서 상대적으로 젊은 편에 속한다.
권 내정자의 취임식은 다음 달 14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 직후 있을 예정이다. 권 내정자는 취임식에서 추진반에서 논의된 방안을 토대로 한 경영구상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