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은행 최초 메신저서비스인 '위비톡'을 차별적 금융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월 말부터 자체 메신저서비스인 위비톡의 ‘톡알림서비스’를 다른 기업과 기관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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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톡알림서비스는 기존 문자메시지 대신 위비톡을 통해 거래실적과 계약관리 등 은행의 정보메시지를 받는 서비스다.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기존에 문자메시지로 보내던 주문정보나 대금청구서 등을 위비톡 메시지로 보낼 수 있게 된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기업메시지 수요에 대응하는 것과 함께 위비톡의 활용 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광구 은행장은 2일 신년사에서 “위비톡의 기업계정을 활용해 위비플랫폼 고객 수를 늘릴 수 있도록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글로벌 비대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위비톡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위비톡에 10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넣어 해외고객과 비대면 상담을 용이하게 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위비톡을 앞세워 사업확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선정한 외국인근로자의 휴면보험금 및 해외송금 전담 은행사로 지정돼 1월 말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비톡을 이용해 휴면보험금 대상자인 외국인근로자에게 안내 메시지를 보내면 메시지를 받은 외국인근로자들은 여권과 계좌를 사진으로 찍어 위비톡으로 보내면 휴면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 사업에는 KEB하나은행이 외국인근로자들의 정보를 받아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과 경쟁했다. 그러나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은 연계방식이 제3자에게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이 행장이 위비톡을 내놓을 때 다른 은행들은 자체 메신저서비스의 필요성에 의문을 품었지만 위비톡이 우리은행의 경쟁력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다만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올해 출범하면 국내 모바일메신저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은행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위비톡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300만 명을 넘었다.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 수인 4200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우리은행 고객 수가 2천 만여 명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 고객들의 가입도 미비한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톡을 통해 기존 은행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제공해 기존 은행들과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기존 은행서비스와 차별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쟁하는 구도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