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실적부진에 빠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독립법인으로 계속 유지할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자주 불거진 조직이라는 점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내부조직으로 통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지주사 또는 은행 산하의 금융연구소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법인으로 남아있다.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거시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연구 등을 바탕으로 금융컨설팅과 연구용역 등을 통해 수익을 냈다.
그런데 최근 핀테크 등에 영향을 받아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지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거시경제와 관련된 연구가 사업활용성이 떨어지면서 연구수요가 줄어들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012년 12월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뒤 2013년 순이익 6억1100만 원을 낸 뒤 순이익이 2014년 9100만 원, 2015년 8600만 원 등으로 줄었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이미 비용감축 등을 이유로 자회사인 금융연구소들을 지주사 또는 은행의 사업부서로 편입했다.
신한금융미래전략연구소와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NH금융연구소는 각 금융지주사 아래 부서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KEB하나은행 내 사내독립기업(CIC)형태로 통합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연구소들은 단순 연구단체가 아닌 금융지주와 은행의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연구조직으로 핵심 기능을 바꾸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및 은행들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인력감축 및 조직간소화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지 못 하는 금융연구소를 독립법인으로 유지할 까닭이 없다”며 “우리은행 역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내부조직으로 편입해 정보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우리은행 계열사 가운데 낙하산 인사가 자주 이뤄졌던 곳이라는 점도 민영화된 우리은행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지분매각이 성사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에 최광해 전 기획재정부 국장이 임명되면서 여전히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월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데다 주재성 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도 금융감독원 출신이었다.
반면 우리은행이 지주회사체제를 다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은행과 독립된 ‘씽크탱크’가 존재하는 데서 오는 이점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과 보험 등 다양한 금융권 전반을 파악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독립법인 유지 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구체적인 논의는 다음 우리은행장이 정해진 뒤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