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위 경영진 이탈에 '팀 쿡 체제' 더 강해진다, "CEO 교체 가능성 희박"

▲ 제프 윌리엄스 COO를 비롯한 애플 고위 경영진의 퇴사가 이어지면서 팀 쿡 CEO 체제는 오히려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분석이 제시됐다. 팀 쿡 애플 CEO.

[비즈니스포스트]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한 애플 고위 경영진의 퇴진이 이어지면서 리더십 교체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팀 쿡 CEO의 사임 가능성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최근 이어진 변화는 오히려 애플에서 ‘팀 쿡 체제’가 더욱 강력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제프 윌리엄스의 퇴임은 애플 경영진 교체의 서막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팀 쿡은 오랜 기간에 걸쳐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제프 윌리엄스는 올해 말 애플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팀 쿡을 이어 애플 CEO에 오를 사실상 1순위 후보로 평가받아 오고 있었다.

연초에는 장기간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한 루카 마에스트리가 회사를 떠났고 팀 쿡에 직접 사업을 보고하는 몇 안 되는 임원이던 댄 리치오 하드웨어 부사장도 퇴사했다.

블룸버그는 “애플 핵심 임원 2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60세를 넘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대규모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연히 팀 쿡이 이른 시일에 애플 CEO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애플이 최근 인공지능(AI) 전략 및 다수의 신제품 출시에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고 내부 연구개발 역량도 약화하는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애플 이사회가 팀 쿡의 리더십에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그의 후임자를 육성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 이사회가 CEO 교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현재 애플 이사회 구성원은 대부분 팀 쿡에 우호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동안 팀 쿡이 애플 기업가치 상승에 큰 공을 세웠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 쿡이 2011년 스티브 잡스 창업자의 후임으로 애플 CEO에 오른 뒤 주가는 현재까지 약 150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블룸버그는 팀 쿡이 스티브 잡스 시절의 주요 경영진을 한동안 유지하며 애플의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온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팀 쿡이 더 나아가 애플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며 자신의 경영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현재 의장의 나이가 이미 정년을 넘겼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팀 쿡은 애플의 인공지능 전략 실패와 혁신적 제품 부재, 규제 당국과 갈등 등에 책임이 있지만 이사회는 아직 그가 상황을 반전시킬 유일한 인물이라 평가한다”고 전했다.

팀 쿡이 애플 CEO 자리에서 이른 시일에 물러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뜻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외부 인재 영입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제프 윌리엄스의 은퇴를 신호탄으로 삼아 애플이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대대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인공지능 선도 기업을 인수하며 영입한 핵심 인재를 CEO 후계자로 삼는 과감한 시나리오를 시도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