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영 우리은행장이 되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차기 행장을 우리은행 내부에서 뽑기로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성과평가 등에 앞선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인사들의 갈등을 감안하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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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이 차기 행장을 최근 5년 동안 우리은행 부행장급 이상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급 이상, 계열사 사장급 인사 가운데 뽑기로 하면서 이런 조건에 충족되는 인사가 80여명에 이른다.
이광구 행장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외이사들이 제시한 다음 우리은행장의 평가기준 가운데 현직 시절의 업적과 검증된 경영능력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기여한 인사로 꼽힌다. 이 행장이 2014년 말에 취임한 뒤 우리은행의 실적이 좋아지고 우리은행 주가도 올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해 순이익 1조1060억 원을 냈는데 2014년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했다. 은행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9월 기준 14.24%로 2014년 같은 기간 13.95%보다 올랐으며 적정기준치 14%도 넘어섰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했는데 이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사외이사들이 행장 선임의 기준으로 조직경영을 극대화할 리더십도 꼽았는데 우리은행 내부에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의 갈등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이 행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상훈 사외이사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의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행장 등의 평가시스템이 출신은행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제대로 작동되도록 이사회가 감시하는 것도 사외이사들의 임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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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 부행장(왼쪽)과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
이 행장과 전임자인 이순우 전 행장(현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상업은행 출신이다. 2008년 취임한 이종휘 전 행장(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이후 한일은행 출신 행장은 없다. 이 때문에 다음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우리은행 내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은행 출신인 유력후보로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장 부행장과 김승규 전 우리금융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이 꼽힌다.
이 부행장은 영업지원그룹장으로서 우리은행의 영업을 총괄해 실적호조에 기여했다. 이순우 전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지내 우리은행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것도 강점이다.
김 전 부사장은 우리금융지주 시절 민영화 작업을 총괄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의 패키지매각 성공 등을 이끌어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