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품귀현상이 이어지자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수입계란에 0%의 할당관세를 매기고 운송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계란 사재기는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산시는 AI 발생지로부터 500m~3㎞ 떨어진 보호지역 안의 16개 산란계 농가에서 계란 520만개를 출하했다고 2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5일 양산시 상북면 소재의 한 농가에서 AI 발생 보고가 있은 뒤 한동안 인근 지역의 계란 반출을 금해왔다.
|
|
|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보호지역 내 계란은 일단 이날 하루만 한시적으로 출하되고 이후 일주일 동안 AI 상황을 고려해 추가 출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날 계란 반출이 재개됐지만 일시적 출하인데다 경남 지역에 한정됐다.
AI 발생 후 계란 가격이 전국적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충청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지역은 계란값이 3배까지 뛰었고 충북은 150%, 충남은 120% 상승했다.
양계 농가마다 수십만 개의 계란이 쌓여 있지만 반출을 위한 소독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산란계 상당수가 살처분 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AI가 종식된다고 해도 병아리를 산란계로 키우는 데까지 4~6개월이 걸리는 만큼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란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28일 ‘AI 대응 계란 수급안정 대책 방안 설명회’를 열고 국내 계란 수급 현황과 계란 수입과 관련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등 5개국은 우리나라와 이미 수입위생조건이 체결돼 있다. 식품과 관련한 수입이 별도 합의없이 곧바로 가능하지만 실제로 계란 수입이 이뤄진 적은 없는 탓에 계란 검역서류 양식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계란 수입은 1999년 태국으로부터 소량 들어왔던 것이 전부다.
미국 등 수출국의 민간업자가 실제 우리나라로 계란을 보내기 위해서는 식품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는 검역서류를 자국 정부에서 발급받아 우리나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농림부는 미국을 포함한 5개국 정부에 계란 검역서류 양식을 마련해달라고 요청을 해둔 상태인데 이 가운데 미국 정부에서 수출 의사를 밝혀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부는 계란이나 계란 가공품이 수입될 경우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계란과 가공용 계란을 주로 사용하는 제과제빵업체는 계란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계란 수입 시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면 그만큼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농림부는 계란의 가격이 일정수준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수입에 소요되는 운송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아직 지원 비율이 확정되지 않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1월 초 할당 관세 시행 전에 기준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계란 사재기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부처가 합동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관계부처는 계란 유통업체들의 재고물량과 위생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사재기 행위가 발견될 경우 행정지도 및 처벌을 할 것이라 경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