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 유상증자에 참여해 KB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손해보험이 앞으로 유상증자를 추가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지주가 꾸준히 유상증자에 참여해 KB손해보험의 지분을 늘려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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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 29일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 유상증자에 참여해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화의 첫 단추를 꿰었다“며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삼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라고 파악했다.
KB손해보험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170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는데 KB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한다. 이 과정에서 KB금융이 소유하는 KB손해보험 지분이 33.3%에서 39.8%로 6.5%포인트 늘어난다.
KB금융지주는 계열사 14곳 가운데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만 100% 자회사가 아닌 만큼 KB손해보험도 100% 자회사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KB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KB손해보험 소액주주의 지분과 KB금융지주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맞교환한 뒤 상장폐지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KB금융지주는 이번 KB손해보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KB손해보험의 주가를 낮춰 주식교환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다른 손해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상증자가 추가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2017년 3월 새 국제회계기준의 기준서 발표와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부채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 산출방식의 단계적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KB손해보험은 이번과 같은 논리로 2년 안에 최소 3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KB손해보험의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KB금융지주는 더 낮은 가격에 KB손해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성 연구원은 예상했다.
KB손해보험 주가는 29일 전날보다 200원(0.76%) 떨어진 2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유상증자 소식에 장중 2만545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100%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하락시킨다는 시선을 감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KB금융지주가 우선적으로 KB손해보험 지분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50%수준까지만 확보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KB손해보험을 100% 자회사로 만드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다”며 “KB손해보험 지분을 늘리는 것은 시기를 정하지 않고 상황을 봐가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