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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중인 김장훈씨와 문재인 의원. 김장훈씨는 27일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을 벌이고 있는 ‘유민 아빠’ 김형오씨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새누리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와 친박계와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 "박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 만나야"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금 세월호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지난 5월19일 대국민담회에서 ”사고의 최종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살릴 수 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다“고 말한 것을 들며 ”이 대국민담화문 안에 답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꼬인 정국의 해결책과 관련해 "제일 좋은 방법은 여야와 유가족이 합의하는 것이고 두번째가 여당과 유가족이 합의하는 방법이고 세번째가 야당과 유가족이 합의하는 것을 여당이 따르는 방법"이라며 "3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지도부가 결단해야지 달리 달리 무슨 방법이 없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이번주에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가 매듭짓지 않으면 다음주는 추석연휴인데 여당의원들이 고향에 가서 뭐라고 얘기하겠느냐"며 "추석 민족대이동이 있는데 여당 노력으로 잘 마무리됐다는 소리를 들어야지 야당은 장외에서 싸우고 여당은 수습할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추석 이후 민심이 더 나빠진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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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
또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워낙 정국이 꽉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정의 수반이지만 정치지도자이기도 한 만큼 유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과정도 중요하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유가족들을 만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친이계 중진 정병국 의원은 지난 23일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40일 동안 단식하다 입원했는데 그 힘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걸어가는데 경찰들이 막는 모습은 절대 안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 동조단식 이어지고, 김장훈씨는 24일만 중단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이 45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조단식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면서 6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9일째, 정청래 의원은 6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또 이들의 단식을 지지하는 단체들의 릴레이 동단식도 벌이지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영화인(18일차), 연극인(7일차), 교사(6일차), 언론인(6일차), 만화가(5일차), 세월호 가족 의료지원단(3일차),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1일차)의 단식이 진행중이다.
천주교 사제와 수녀 등 400여 명도 25일부터 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26일에 서울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시의회 의원 76명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조단식에 참여했다.
가수 이승환씨도 지난 26일부터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30일 콘서트 전까지 사흘간 단식에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감수 김장훈(51)씨는 이날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는 SNS에 "살아온 날이 보잘 것 없어지는, 살면서 가장 허망하고 아픈 하루"라며 단식중단 소식을 알렸다.
그는 "비난을 받고 지지를 받는 건 중요치 않았기에 신경도 쓰지 않았고 오직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만 생각하며 버텼다"며 "하지만 이 일을 끝내려 했던 건 내가 나선다고 그 일이 되고 안 되고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걸 너무 정확하게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이제는 노래로 사랑으로 힐링을 행동하리라 굳게 마음먹고 단식을 끝내는 걸 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