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이 15일 미국 약가 인하 및 관세정책에 대해 앞으로 셀트리온의 경영 계획과 함께 전망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온라인 간담회 갈무리>
오히려 미국에서 의약품 유통과정이 단순화된다면 셀트리온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정진 회장은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 및 관세 영향에 대한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나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 SC)’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짐펜트라 비중은 적다”며 “오히려 의약품 유통과정이 단순화되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미국의 약가 인하 및 관세에 따라 국내 기업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직접 현황 발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미국인이 처방약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앞으로 30일 안에 제약사들은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을 인하할지 아니면 정부가 지불할 금액에 새로운 제한을 수용할지 선택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만큼 국내에서도 미국에서 의약품을 수출하거나 유통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서 회장은 영향이 없다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 가운데 유럽보다 비싸게 가격이 책정된 제품은 없다”며 “우리가 영향을 받을 요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이번 행정명령이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중간유통 과정을 단순화해 셀트리온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중간 유통 구조가 단순해지면 셀트리온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제외하고 모두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짐펜트라의 경우 약가 인하에 대해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직까지 미국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미미하다는 것이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하지만 서 회장은 올해 연간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짐펜트라의 연간 매출 목표를 조정했지만 원래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요인도 있어 전체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물론 이 수치는 목표로 올해 연간 매출은 4조6천억~5조 원 사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뿐 아니라 의약품 관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내년 말까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램시마 등의 제품은 화이자나 테바를 통해 판매하고 있어 관세 대상이 아니다”며 “직접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도 재고를 이미 최소 15개월에서 21개월 분량을 확보하고 있어 관세 부과가 확정되더라도 2026년 말까지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최대 10만리터 규모 생산시설 확충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에 공장을 지을 경우 1조3천억 원이 들지만 미국에 짓는다면 2조 원은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관세 계획 등이 구체화되면 공장 설립 지역 및 시기 등을 신중하게 따져볼 생각이고 그 판단은 올해 연말까지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