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장 이후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혼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반면 코스닥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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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지수가 23일 전날보다 10.43포인트(1.71%) 떨어진 600.31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코스피지수는 23일 전날보다 4.48포인트(0.23%) 오른 1987.95로 장을 마감했다. 해외증시와 국제유가 등이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1491억 원, 기관투자자는 6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216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기업 가운데 대기업 주가가 23일 기준으로 전날보다 평균 0.5% 올랐는데 중소기업 주가는 반대로 하락했다”며 “전기전자, 금융업, 철강금속 등 대기업이 많이 속한 업종의 주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8곳의 주가가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박근혜 게이트’의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0.55% 상승했고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포스코 주가는 1% 이상 뛰었다. 네이버(-1.85%)와 삼성물산(-2.85%) 주가는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43포인트(1.71%) 떨어진 600.31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지수는 미국 나스닥에서 바이오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영향을 받아 장중에 6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48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4억 원, 개인투자자는 513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정지출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장금리지표인 글로벌 국채금리가 뛰고 있는 점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를 엇갈리게 만든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코스닥에 주로 상장된 중소기업의 경우 빚을 많이 졌고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가 많아 국채금리가 올랐을 때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 가운데 은행주는 국채금리 상승이 이자이익 증가로 연결되는 등 다른 변수가 많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대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쪽을 선호하는 것도 코스피에 호재, 코스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2017년에 이전보다 좋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중소기업의 순이익 전망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며 “은행이나 조선업 등의 대형주가 순이익 증가세와 비교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태인 점도 코스피의 우위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미국증시의 상승세에 더욱 강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증시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지출 확대공약에 따른 시장의 기대가 반영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우산업지수는 22일 전날보다 67.18포인트(0.35%) 오른 19023.87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19000을 넘어섰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4.76포인트(0.22%) 오른 2202.94로 거래를 끝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49포인트(0.33%) 상승한 5386.35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