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가 오너2세인
권기범 회장의 든든한 지원 아래 올해 인수합병을 통해 화장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송 대표가 화장품이라는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을뿐 아니라 가파른 매출 성장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사진)가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의 지원 아래 화장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17일 동국제약의 올해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올해만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 2차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화장품 사업 확대 의지가 매우 강한 편으로 여겨진다.
동국제약은 그동안 인수합병에 소극적 모습을 보인 회사다. 동국제약은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동국생명과학과 헬스케어성장지원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 위드닉스 등 모두 3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부문이 분사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상장된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곳은 2007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는 뜻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인수합병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규모가 작았다"며 "사실상 올해 인수합병에 물꼬를 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드닉스는 동국제약이 올해 5월 지분 50.9%를 22억 원에 인수한 기업으로 미용기기 등 중소형 가전제품 개발 및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화장품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
최근 리봄화장품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까지 더하면 그동안 인수합병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던 동국제약이 유독 화장품 사업에서만큼은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국제약은 15일 리봄화장품 주식 9만6600주(53.66%)를 306억6천만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취득예정일은 22일이다.
송 대표가 화장품 사업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오너2세인
권기범 회장의 두터운 신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약은 2024년 6월 말 별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85억 원가량에 그친다. 올해 인수했거나 인수하기로 한 회사 2곳에 쓰이는 자금에 미치지 못한다.
실질적으로 오너의 의지가 없었다면 화장품 회사 인수합병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
송 대표는 권 회장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할 때 동국제약 수장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권 회장이 발표한 2025년 매출 1조 원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송 대표는 1967년생으로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 학사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경영학석사 과정을 거쳐 국내외 컨설팅 및 투자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동국제약에는 2012년에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해 2019년까지 일하다 신약개발사인 에필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발탁되며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2021년 12월 말 다시 동국제약 총괄사장으로 영입됐다.
이듬해인 2022년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회사를 한 차례 떠났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복귀해 대표까지 맡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오너일가의 두둑한 신뢰 덕분이라는 것이 제약업계 안팎의 평가다.
송 대표는 권 회장의 신뢰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는 동국제약 오너2세인 권기범 회장(사진)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동국제약 수장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
송 대표가 대표에 선임됐던 첫 해인 2022년 동국제약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6616억 원을 내며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매출 7310억 원을 거둬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만 연결기준으로 매출 4004억 원을 거두며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동국제약이 올해 매출 8천억 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2024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804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보다 매출이 10.11% 늘어나는 것이다.
송 대표의 적극적인 화장품 사업 확대 성과와 최대 매출 경신 성과 등을 감안하면 연임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시각이 떠오른다.
송 대표가 현재 보장받고 있는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내년 3월 주총 이전에는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가 대표에 선임된 이후 동국제약 매출은 1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권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2025년 매출 1조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 송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관측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이번에 화장품 사업을 인수하면서 뷰티 사업쪽으로 성장하는 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위탁생산 방식이었지만 앞으로 자체 생산을 통해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