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가 전기자전거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여당이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 발효로 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가 주목을 받고 있어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전기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삼천리자전거에 따르면 올해 삼천리자전거가 내놓은 전기자전거 모델 26팬텀EX은 페달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파워어시스트 전용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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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대표. |
이전까지 삼천리자전거는 모터만 사용하는 스로틀 모델과 파워어시스트/스로틀 겸용 모델을 선보였는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파워어시스트 전용모델을 선보였다.
삼천리자전거가 파워어시스트 전용모델을 내놓은 것은 전기자전거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파워어시스트 방식의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로 인정하려는 입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모두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의 범주에 포함해 전기자전거의 대중화를 추진하려는 내용이다.
행정자치부는 3월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로 보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정자치부안에 따르면 자전거로 인정받는 전기자전거는 페달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하고 시속 25㎞ 이상에서 전기동력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차체 중량이 30㎏을 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10월18일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20일 국회에 제출했다.
10월21일에는 야당에서 유사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자로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과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공동발의로 참여했다.
김정우 의원의 개정안은 정부안에서 중량제한이 빠졌고 자전거주차장마다 전기자전거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10월31일에는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이 자전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송희경 의원안은 정부안과 동일한 규정을 적용했고 어린이 이용금지와 보호 장구 착용 등 안전 기준을 강화했다.
송희경 의원안은 새누리당 의원 11명과 권미혁 노웅래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 여야 의원이 두루 참여했다.
송희경 의원은 “전기자전거는 대표적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레저수단”이라며 “거동이 힘든 교통약자들에게 유용한 교통수단이므로 규제를 정비해 이용자 편의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기자전거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또는 자동차 면허증이 필요하다. 또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다.
이런 규제는 우리나라 전기자전거시장이 확대되지 못한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전세계 전기자전거 판매량의 0.04%에 그친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가 완화돼 전기자전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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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리자전거가 올해 선보인 전기자전거 26팬텀EX 모델. |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하려는 노력은 19대 국회 때도 있었으나 안전성 문제로 입법이 좌절됐다. 이번에 전기동력 속도제한 등으로 안전장치가 마련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정부와 여야가 입법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법안 통과에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싣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자전거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의 수혜가 예상된다. 삼천리자전거는 2001년 첫 전기자전거 솔타-E를 선보인 뒤 꾸준히 전기자전거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그동안 전기자전거시장의 성장폭이 크지 않았으나 규제완화 이후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파워어시스트 방식 제품만 자전거도로 이용이 허용될 경우 소비자들의 제품 선호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맞는 제품을 고려해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