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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창신메모리 HBM 대규모 양산, 미국 규제에도 한국 맹추격 중국 반도체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8-08 13: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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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창신메모리 HBM 대규모 양산, 미국 규제에도 한국 맹추격 중국 반도체
▲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대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설비를 구축해 양산에 들어갔다.  사진은 중국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 반도체 공장 전경. <창신메모리>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대규모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설비를 구축하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쫓아오고 있다.

중국 기업이 HBM 생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HBM 시장도 중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HBM을 안정적 수율(완성품 비율)로 생산하려면 1~2년이 소요되고, 중국이 한국과 기술격차도 상당해 창신메모리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대만 디지타임스와 일본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중국 허페이에 HBM을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

당초 예상보다 2년 정도 진행이 빠른 것으로, 허페이 공장에서만 월 5만 장의 HBM2(2세대 HBM)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생산능력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2024년 말 기준 예상 HBM 생산능력(월 22만5천 장)의 4분의 1 수준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HBM 생산량이 웨이퍼 기준으로 월 10만5천 장,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월 12만 장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창신메모리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에도 HBM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HBM 생산에는 중국 수출이 금지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수적이지 않아, 현재 중국 기업들이 조달 가능한 장비로도 생산설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신메모리는 올해 초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HBM 생산장비들을 수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네덜란드뿐 아니라 미국 장비 업체들도 창신메모리에 HBM 제조 장비를 공급했다.

니케이아시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 등 주요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은 2023년 중반 창신메모리에 HBM 생산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미국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창신메모리 HBM 대규모 양산, 미국 규제에도 한국 맹추격 중국 반도체
▲ 중국 창신메모리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에도 자체 HBM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창신메모리의 HBM 시장 진출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HBM을 판매한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독점적 시장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기업의 HBM 시장 점유율은 89%에 달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HBM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2024년 말 기준 월 2만 장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창신메모리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HBM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만큼, 추가 HBM 제조사 진입은 향후 HBM 시장에 공급 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HBM의 전반적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중국 내 HBM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외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증국 전체에서 HBM2는 고급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 프로세서에 필수적”이라며 “화웨이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어센드 910 시리즈’는 HBM2를 사용하고 있고, 이 같은 메모리를 생산하는 것은 중국 기술 산업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창신메모리가 양산하는 HBM2는 SK하이닉스가 현재 생산하는 HBM3E와 비교하면 3세대나 기술이 뒤처진 제품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미 2018년부터 HBM2를 양산해기 시작했던 것을 고려하면 기술 격차가 6년인 셈이다.

또 미국 정부는 창신메모리를 블랙리스트인 ‘수출통제 명단’ 올리는 것을 검토하는 등 대중국 제재를 더 강화해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막으려 하고 있다.

수출통제 명단에 올라간 기업은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관련 품목을 수입하거나 미국에 수출하려는 경우,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는 특별허가를 사실상 내주지 않겠다는 '거부추정원칙'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미국 정부는 8월 반도체와 장비 수출에 관한 새로운 규제를 담은 수출통제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며 “특히 HBM에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조항들이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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