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각)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에 산불 발생 빈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가디언은 호주 태즈매니아 대학 연구진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서부와 지중해 등 지역에서 산불 발생 빈도가 약 10배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등재됐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제공받은 위성 사진 기록을 통해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북유럽, 캐나다, 호주 등 지역에서는 산불 발생 빈도가 약 7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산불 발생 빈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균 산불 강도도 두 배 이상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 6년 동안 관측된 가장 심각한 산불 사례들을 보면 이전 20년 동안 관측된 최대 규모 산불보다 더 많은 피해를 냈다.
산불 강화 추세는 향후 온실가스 배출과 기온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칼럼 커닝햄 태즈매니아 대학 자연과학연구소 박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거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당장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재 산불 재난이 악순환에 들어섰다고 봤다. 기온상승으로 산불 빈도가 늘고 산불이 탄소 함유량이 높은 숲이나 산을 태우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숲이나 산의 임목축적(나무의 밀집도)을 낮추거나 발화할 수 있는 죽은 나무 등을 제거하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커닝햄 박사는 “옛 호주 원주민들은 산불이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미리 작은 불을 태워 조절하는 등의 지혜를 갖추고 있었다”며 “이런 지혜를 활용해 거대한 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