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내부제보로 커지고 있는 품질논란을 진화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결함 은폐와 관련한 내부제보가 추가로 나오면서 현대기아차의 품질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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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YF쏘나타. |
내부제보 내용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세타2 엔진결함 대상 차량을 YF쏘나타, 그랜저HG, K5 TF, K7 VG, 스포티지SL 등 일부 차종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결함이 있는 차량은 더 많다.
현대차 투싼과 맥스크루즈, 기아차 쏘렌토도 세타2 엔진결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엔진결함 관련해 미국공장의 청정도 문제로 엔진에 이물질이 들어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내부제보 내용을 보면 엔진의 구조적 문제로 국내나 미국의 불량률이 비슷하다.
세타2 엔진과 에어백 결함 외에도 고압펌프 결함으로 연료가 새거나 중국에 수출된 기아차 모하비 차량에 금이 가 교체하는 등의 결함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내부제보 내용을 통해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17일 내부제보자 김모 부장을 상대로 법원에 비밀정보 공개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현대기아차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김씨가 공익 제보와 무관한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회사 내부자료를 그대로 전재하는 등 무분별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며 “중국 등으로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가처분신청을 한 것은 내부제보 내용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 엔진이 장착된 차량 중 일부의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보증기간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리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차량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품질 신뢰도가 곤두박질 치고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19일까지 세타2 엔진결함 논란의 해명과 소비자 조치계획 등의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현대기아차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의 보증기간을 늘렸고 세타2 엔진에서 발생하는 벽면 긁힘 현상은 정상적인 엔진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해명했지만 한국소비자원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이번 논란의 책임을 물어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았던 곽진 전 부사장을 경질하면서 사태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 만큼 국내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파업사태에 이어 결함논란을 일으킨 현대기아차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에게 실적부진을 만회하는 것도 큰 과제이지만 이에 앞서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부제보에 따라 4일부터 세타2 엔진결함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결과 엔진결함이 사실로 드러나면 리콜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5일에는 싼타페의 에어백 결함을 은폐했다는 혐의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현대기아차 결함 관련 조사에 착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모 부장은 올해 8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내부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협의해 미국에서 생산된 쏘나타 중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을 리콜하거나 차량의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또 최근 집단소송을 제기한 소비자에게 수리비를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