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결말이 결국 주주총회에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캐스팅보트로 여겨졌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의 지지가 갈리면서 결국 소액주주 표심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사진)이 27일 기준으로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42%를 확보하면서 다시 임종윤 사장측을 앞서게 됐다. |
2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연금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측을 지지하면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에서
임종윤·임종훈 사장측과 비교해 약 2%포인트(p) 앞서며 다시 소폭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26일 수탁자책임위원회를 열고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 회장측 안건에 모두 찬성을,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측의 주주제안에는 모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주총에서 얼마나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 대한 결판이 날 가능성이 크다.
임종윤 사장측 지분은 올해 1월24일 기준으로 신동국 회장측 지분과 합쳐 40.57%로 송 회장측 지분 42.66%와 비교해 약 2%p 뒤쳐져 있다.
의결권 기준인 2023년 12월31일 기준으로 살펴봐도
임종윤 사장측과 우호지분인 신동국 회장 지분을 합쳐 38.01%,
송영숙 회장측과 우호지분인 국민연금 지분을 합쳐 40.61%인 만큼 양측의 지분 차이는 2%p 수준이다.
사실상 양측 지분차이가 매우 근소한 만큼 소액주주의 1표까지도 살펴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소액주주 비중은 2023년 12월31일 기준 20.5%로 한 쪽에 충분히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장악 여부가 판가름 나는 만큼 소액주주의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현재 4명으로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라 최대 6명까지 이번 주총에서 새로 합류할 수 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측은 6명의 후보를 제안했고
임종윤 사장측도 주주제안을 통해 6명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지만 1명이 자진사퇴하면서 최종 5명의 안건이 올라가 있다.
임종윤 사장측으로서는 자신들이 제안한 후보들의 안건을 가결하는 동시에
송영숙 회장측 후보들 안건을 모두 부결시켜야 하는 만큼 의결권 확보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송영숙 회장측은 2명의 안건만 가결 시킨 이후 다득표에 들어가기만 하면 이사회 가운데 6자리 차지하면서 과반수 이상을 선점할 수 있다.
더구나 앞서 법원이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과 관련해
송영숙 회장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임종윤 사장으로서는 이번 이사회 장악에 실패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수원지방법원은
임종윤 임종훈 사장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임종윤 사장측은 즉시 항고하고 본안에 가서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가처분 기각에 따라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임종윤 사장측의 지분도 희석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임종윤 사장측은 OCI홀딩스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서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신동국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임종윤 사장측의 우호지분은 사실상 신동국 회장으로 12.15%인데 추후 OCI그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OCI홀딩스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시하게 되면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