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내부의 와이파이 서비스가 성장정체에 빠진 네트워크장비시장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 등 항공사들이 서비스 도입 및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통신장비 업체들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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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가 내년 초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확대한다.<루프트한자 홈페이지> |
이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7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시장의 확대가 성장정체 혹은 감소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한국 네트워크장비시장에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프트한자는 내년 초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에 인공위성과 지상 기지국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새로 도입한다. 루프트한자는 그동안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방식만 사용해왔다.
이 연구원은 “인공위성 방식이 자랑하는 빠른 속도와 지상 기지국의 장점인 저렴한 비용 모두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시장의 규모는 2021년까지 연평균 1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지만 각국 항공사들이 최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면서 성장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전자상거래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기내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는 법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방항공은 기체당 30만 달러를 들여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2018년까지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항공기를 70대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국 항공사를 따라잡기 위해 와이파이 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전문업체인 고고(GoGo)가 ATG 방식에 기반한 와이파이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내선 71%에서 와이파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국제선으로도 서비스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글로벌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도이치텔레콤 등 통신장비업체들은 항공사들의 설치비용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사들은 직접 수익창출 효과를 보지는 못하지만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제공하는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한국 통신기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항공사 가운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아직까지 한곳도 없다. 그러나 주요 국가 항공사들이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경우 한국 역시 세계적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한국 통신기기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와 같은 인공위성업체를 비롯해 통신장비업체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