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기후솔루션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등 5개 기후환경단체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국민연금 이사장 등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제기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후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단체들이 국민연금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의 석탄산업 투자가 미래를 위협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등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솔루션은 22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빅웨이브, 60+기후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기후환경단체 4곳과 함께 국민연금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국민연금이 2021년 5월28일 석탄 채굴 및 발전 산업을 향한 투자를 제한하는 ‘탈석탄 선언’을 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아직도 탈석탄 선언에 따른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소송 주무를 맡은 김현지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저해한다”며 “원고들은 건강 또는 재무적 피해를 이유로 기금 운영 정책 결정자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이사, 감사에 원고 1인당 2050만 원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석탄은 화석연료 가운데서도 온실가스 배출 농도가 매우 높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 각국에서는 석탄을 퇴출하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으로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변 지역 주민에게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해 건강에도 직접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에너지 및 청정대기연구센터(CREA)’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연금의 석탄발전소 투자에서 기인한 것으로 산출된 조기 사망자 피해는 220명에 달했다. 건강 피해액은 약 1조4천억 원에 달했다.
기후솔루션은 국민연금의 석탄산업 투자가 국내 석탄발전소 운영을 지탱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탈석탄 선언을 한 이후에도 지난 3년 동안 석탄산업 관련 투자를 2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앞으로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내가 낸 보험료가 나의 미래를 위협하는 곳에 쓰이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원망스럽다”며 “국민연금은 우리가 낸 보험료를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주 60+기후행동 운영위원은 “세계 3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국민연금은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뿐만 아니라 석유나 액화천연가스(LNG)와 같은 화석연료 산업과 포스코 등 탄소 배출 기업에도 폭넓게 투자하고 있다”며 “이런 화석연료를 향한 무분별한 투자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을 늦춰 그 비용과 부담을 미래세대에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