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에 대표적인 제조업회사들 만큼 사업안정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21일 “네이버와 카카오는 확고한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수요가 탄탄하고 주력 서비스에서 우월한 시장지위를 차지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 |
인터넷산업은 기술혁신 또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력 플랫폼의 지배력 덕분에 변동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 실장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산업 고유의 리스크를 극복한 기업들은 사업안정성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전통산업의 선도기업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3개 인터넷산업 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화학업종의 매출기준 상위5개사와 비교해 더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5개 화학회사들이 지난 10년 동안 올린 영업이익의 표준편차는 인터넷산업 3사와 비교해 3.04배 수준이다.
유 실장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전통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기업도 경제상황과 전방산업, 원재료 가격 등 변수에 따라 실적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반면 우월한 시장지위를 확보한 인터넷 대표기업들은 사업환경의 가변성을 극복하고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고 파악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가 갈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네이버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격상했다.
유 실장은 “네이버는 라인 상장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라인의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성장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이라고 바라봤다.
라인은 7월 중순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상장했는데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이를 정도로 상장작업이 흥행했다.
반면 카카오는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 실장은 “카카오는 올해 초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차입금을 축소하고 O2O(온오프라인연계)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약 1조87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는데 이에 따라 부채총계가 지난해 말 5422억 원에서 올해 2분기 말에 1조388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