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기업 사법리스크에 제동이 걸린 신사업 확대와 주가부양 등이 올해 윤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7일 진행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4년에도 여신과 수신부문 모두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여신부문은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성과와 시장 반응 등을 반영해 올해도 20%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주택담보대출 대환 등을 중심으로 한 여신부문 증가가 큰 몫을 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2조4940억 원, 영업이익 4784억 원, 순이익 3549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55.3%, 영업이익은 35.4%, 순이익은 34.9% 늘었다.
여신 잔액은 약 38조7천억 원으로 2022년보다 10조8천억 원(39%)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주담대 대환 실행액이 4조8천억 원을 차지했다.
2022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대환 실행액은 3천만 원 수준이었는데 1년 사이 1500% 급증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 1월에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된 만큼 주담대 대환 실행액 증가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안에 100% 비대면 보금자리론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이밖에도 외환상품 서비스, 공모주 청약서비스 론칭을 예고하면서 금융플랫폼으로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윤 대표는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 초대 대표로 지난 7년 동안 카카오뱅크의 고객저변 확대와 외형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부터 해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출범 3년차인 2019년부터는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윤 대표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신용카드와 마이데이터사업 등 굵직한 신사업에서는 난항에 빠져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카드사업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관련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등 준비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모기업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카드사업 인허가 취득이 묘연한 상황이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023년 10월3일 온라인 비대면 콘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마이데이터사업도 진행이 멈춰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은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지만 모기업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2021년 상장 때 ‘반짝 흥행’ 뒤 맥을 못 추고 있는 주가부양 과제도 무겁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6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뒤 8월20일 주가가 9만44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년도 못 돼 주가가 3만 원 아래로 내려간 뒤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의견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카카오뱅크의 실적발표 뒤 사상 최대 실적에도 투자의견 '매도(Sell)'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대인 점과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만큼 최저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환경을 고려하면 예대금리차(NIS) 하락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와 5년 주가순자산비율(PBR)를 바탕으로 한 목표주가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2017년 4월 카카오뱅크 출범과 함께 공동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0년부터는 단독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5년 3월까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