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건조대금의 일부를 특수목적회사의 주식으로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소난골 드릴십의 인도와 소유, 운영을 위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뒤 1959억 원을 투입해 이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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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소난골 드릴십을 인도하지 못해 10억 달러(약 1조1105억 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20%의 자금을 드릴십을 운영할 특수목적회사에 재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소난골에서 받아야 하는 금액의 일부를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쓰면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에 줘야 할 현금부담액이 줄어들게 돼 대금수령이 원활해질 수 있다.
다만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에 지급해야 할 나머지 인도대금 8억 달러를 마련했을 때 특수목적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건조대금 수령이 확정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9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소난골과 글로벌 금융사의 여신유지 협상의 마무리 시점이 9월 말로 연기됐다.
소난골이 글로벌 금융사와 여신만기 일정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특수목적회사의 설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 프로젝트의 인도가 계속 늦어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에 드릴십 2척을 1조3천억 원에 수주했는데 1조1천억 원가량을 선박 인도시점에 수령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애초 6월과 7월에 각각 1척씩 인도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봤지만 소난골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2번이나 인도를 연기하면서 자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인도가 미뤄질 경우 3번째로 인도가 연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