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레미콘업계 빅3인 유진기업과 삼표산업, 아주산업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주산업과 삼표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본업인 건설자재사업을 강화하는 반면 유진기업은 유통사업을 확대하며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레미콘사업에 힘을 쏟으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
공영해운은 모래나 자갈 등 건설 원자재를 채취한 뒤 가공해 판매하는 회사로 2010년 설립됐다. 2011년 평택항 모래부두 건설사업에 참여한 뒤 재무구조가 악화돼 2014년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아주산업은 조만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채권단 관계인집회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아 10월 말 인수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공영해운이 레미콘의 원자재인 모래와 자갈을 취급하고 있어 아주산업은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너지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산업은 이번 인수로 자체 골재 생산능력을 큰 폭으로 늘리게 됐다. 아주산업의 기존 생산능력은 100만㎥에 그쳤는데 공영해운의 생산능력은 250만㎥다.
아주산업은 수도권 위주였던 사업영역을 지방으로 넓히는 전환점도 마련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공영해운의 영업권역은 경기 남부권과 충청 북부권으로 아주산업이 기존에 보유한 천안공장, 아산공장과 함께 충청도지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표그룹은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이미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삼표그룹은 동양시멘트로부터 시멘트를 공급받아 삼표산업을 통해 레미콘을 생산한 뒤 건설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삼표그룹은 레미콘의 원료인 시멘트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가격경쟁력도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건설업 호황과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너지가 맞물리면서 올해 상반기 삼표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 동양시멘트, 삼표산업, 삼표기초소재 등 3사의 영업이익은 모두 합쳐 76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삼표그룹은 드라이모르타르사업도 확대하며 건설자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드라이모르타르란 시멘트와 모래, 혼화재 등 원자재를 미리 혼합해 물만 부어 쓸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삼표그룹은 최근 인천에 드라이모르타르공장을 준공하며 화성공장까지 더해 연간 14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인천과 김포 등 수도권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반면 유진그룹은 건자재 유통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
유진기업은 9월 초 서울 양천구 목동에 홈 인테리어 브랜드 매장인 ‘홈데이’ 1호점을 개장하고 KCC와 LG하우시스를 비롯한 국내외 80여 종류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2013년에 기업간거래(B2C) 건자재 유통사업에 처음 진출한 데 이어 홈데이를 통해 사업영역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넓혔다. 지난해 건자재 유통사업에서 매출 500억 원을 거뒀고 올해 매출 1천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유진기업은 예전부터 꾸준히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유통사업에 도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진기업이 건자재 유통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은 뒤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꾸준히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 호황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각 회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건설자재만으로도 돈이 된다고 판단한 기업이 있는 반면 그것만으로는 건설업 불황에서 위기 대응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