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인증 지연과 삼성전자에 공급한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 등의 악재로 하반기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 향후 고객사 확보에도 불리한 점을 안게 되는 만큼 중장기적 실적전망도 어둡다.
▲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중국정부는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업체가 공급하는 물류차용 전기차배터리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또 최근 전기차 배터리 규범조건 인증에서 삼성SDI의 배터리를 제외했다.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가 안전성과 기술력에서 중국 경쟁업체보다 앞선 만큼 3분기에 중국에서 물류차용 배터리 보조금 지급이 재개되고 추가 인증절차 통과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정부의 물류차용 배터리 보조금정책에 변화가 없고 9월로 예상됐던 배터리업체 추가 인증발표가 미뤄지며 삼성SDI의 하반기 실적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에 영업손실 1830억 원, 4분기에 영업손실 430억 원을 내는 등 내년 2분기까지 매분기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중국에서 특별한 소식이 없는 만큼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 매출은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교체 보상비로 1500억 원 정도가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연구원은 이전에 소니가 외부업체의 노트북에 공급한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할 때 대당 50달러 정도의 보상금을 낸 점을 토대로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배터리뿐 아니라 갤럭시노트7 완제품 전체를 리콜하는 만큼 보상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HSBC는 “삼성SDI는 배터리 교체비용을 전량 부담하는 데 이어 리콜에 따라 발생하는 다른 비용의 절반 정도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전자재료부문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재고량이 많아 하반기에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의 소형전지 적자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중대형전지 성장속도도 기대보다 늦다”며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SDI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사고로 안전성에 신뢰를 잃을 경우 향후 고객사 확보에 더 어려움을 겪어 추가적인 타격을 지속적으로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 삼성SDI가 중국 자동차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배터리. |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SDI 등 계열사에 대한 스마트폰 부품 의존을 낮추려 하고 있다”며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삼성SDI가 소형전지에서 신뢰도를 회복하고 전기차배터리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중대형배터리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한국산 배터리를 선호하는 만큼 삼성SDI는 중국정부의 인증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안전성에 대한 신뢰회복에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