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7 시리즈가 고가모델의 판매비중이 늘고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에 수혜를 보며 판매량과 수익성이 모두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리콜로 판매가 중단되고 소비자 신뢰에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7 판매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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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19일 시장조사기관 슬라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이폰7 시리즈의 예약판매 초반 이틀동안 아이폰7플러스의 판매비중이 55%를 기록하며 아이폰7을 제쳤다.
이전작인 아이폰6S플러스의 초반 판매비중은 41%, 아이폰6플러스는 35%에 그쳤는데 대화면 모델의 판매량이 크게 늘며 처음으로 일반 모델을 제친 것이다.
아이폰7플러스는 같은 용량의 아이폰7보다 가격이 120달러 더 높고 5.5인치 화면과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애플이 대화면 모델에만 듀얼카메라를 적용해 수요를 유도한 전략도 효과를 봤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 정체에도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애플의 프리미엄 중심 전략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폰7 시리즈의 초반 판매량도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 이전작과 큰 변화가 없지만 새 색상 ‘젯블랙’ 모델과 듀얼카메라 기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티모바일과 스프린트 등 미국 이통사에 따르면 아이폰7 시리즈의 예약판매량은 아이폰6 시리즈의 4배 정도로 아이폰 시리즈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높은 흥행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에 대응해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경쟁을 아이폰7로 옮기며 애플이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라이즌과 AT&T 등 미국 4대 이통사는 아이폰6 또는 아이폰6S 시리즈를 아이폰7로 무상교환해주는 보상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아이폰5 시리즈 사용자도 기존 기기를 반납하면 큰 할인혜택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미국 이통사들이 갤럭시S7의 1+1 증정행사 등 다양한 할인혜택을 내걸며 흥행에 큰 도움을 받았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사태로 이런 수혜가 고스란히 애플로 옮겨간 셈이다.
경쟁작인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가 전 세계에서 이어지며 삼성전자가 신뢰도에 타격을 받은 것도 아이폰7의 흥행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의 설문조사결과 갤럭시노트7 구매자 가운데 신제품으로 교환하겠다는 사용자는 30.5%에 그쳤다. 환불을 받은 뒤 아이폰7을 구매하겠다는 사용자는 48.5%로 나타났다.
씨넷은 “삼성전자는 아이폰7의 출시가 임박한 최악의 상황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며 “아이폰7이 갤럭시 시리즈의 잠재적 소비자층도 대거 빼앗으며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폰 차기작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등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올해 아이폰7 시리즈를 이전작과 비슷하게 내놓는‘모험’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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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젯블랙 색상 모델. |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으로 강력한 경쟁작이 사라지고 이통사의 마케팅이 아이폰7에 집중되는 행운을 만나 이런 모험의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며 판매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 주가는 아이폰7 예약판매 첫날인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동안 11.4% 급등했다. 애플의 아이폰7 초기 부품 주문량도 1억 대 수준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20%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9월 말부터 갤럭시노트7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가 재개되고 LG전자 ‘V20’등 경쟁작이 출시되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아이폰7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지만 갤럭시노트7의 판매재개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면서도 “애플이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