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패널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향후 대화면 중심의 8K급 고화질 TV패널시장의 개막에 수혜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수년 동안 프리미엄TV에서 퀀텀닷과 올레드TV패널로 우위를 점하고 궁극적으로 올레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경쟁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8K TV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나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18일 외신을 종합하면 이노룩스와 AUO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이 8K급 고화질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업체들에 앞서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이 업체들이 중국정부 지원에 힘입은 막대한 투자로 생산시설을 빠르게 확대하며 8K TV패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홍하이그룹의 자회사인 이노룩스는 세계 최초로 글로벌 TV제조사들과 65인치 8K TV패널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대만 AUO도 올해 4분기부터 8K TV패널의 대량양산을 앞두고 있다.

중국 BOE는 이미 98인치와 110인치 8K급 TV 패널 시제품을 공개하고 고화질 TV패널의 대형화에 주력해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는 이전 4K TV시장이 초기단계일 때 기술력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곧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업체의 추격을 허용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4K패널시장에서 합계 5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대만업체의 점유율은 27%, 중국은 12%에 그쳤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며 LCD사업을 축소하는 단계에 있는 만큼 향후 8K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65인치와 98인치 8K TV패널을 시범양산하고 세계 디스플레이 전시회 등에 내놓고 있다. 올해 4분기 본격 양산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8K TV의 보급이 본격화될 때쯤이면 중화권업체들이 이미 대규모 LCD패널 생산공장의 가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한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BOE 등 중화권업체는 대형 TV패널 생산의 원가절감에 유리한 10.5세대 이상의 LCD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대화면으로 출시될 수밖에 없는 8K TV패널 특성상 유리한 위치에 놓인 것이다.

IHS에 따르면 8K TV패널은 이르면 2018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2019년 100만 대 가까운 글로벌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8K TV는 기존 풀HD TV보다 16배, 4K TV보다 4배 높은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세계 TV시장에서 제조사들 사이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형화 추세도 점점 빨라지는 만큼 8K 패널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TV사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중국업체에 맞경쟁을 벌이기보다 체감화질을 높일 수 있는 기술력으로 우회전략을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8K TV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나  
▲ 중국 차이나스타(CSOT)의 LCD패널 생산공장.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로 체감화질을 높이는 방식을 프리미엄TV 라인업에 적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프리미엄 TV패널을 올레드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퀀텀닷과 올레드는 모두 명암비를 높이는 효과를 주는 기술로 해상도를 8K로 끌어올리지 않아도 체감화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당분간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레드TV패널 개발을 중단했지만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LCD 경쟁심화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기로 결정하며 중국업체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체 LCD사업을 크게 축소해도 TV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길을 마련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모두 향후 수년 안에 올레드패널의 매출비중을 높여 LCD의 업황악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레드 기술력에서 계속 앞서나가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