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한정후견 판단을 내리면서 일본법원에서 진행되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소송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1일 롯데그룹과 일본법원에 따르면 일본에서 7일 롯데그룹의 경영권과 관련된 소송 2건의 변론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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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광윤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사항 취소 청구소송' 5차 변론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제기한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 이사회 결의 무효 소송’ 6차 변론이 각각 두 달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국가정법원이 8월 31일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하도록 판결을 내렸는데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를 인정한 이번 판결이 일본의 소송전에서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정법원은 신 총괄회장이 기억력과 장소와 시간 인식능력에 장애를 호소한 점과 치매관련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점을 들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주총회 결의사항 취소 청구 소송’은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광윤사의 주주총회 결의사항을 취소하고자 제기한 소송이다.
신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광윤사의 지분을 획득하고 새 대표로 선임된 건 신 총괄회장이 서면으로 제출한 위임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만큼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윤사는 지난해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면서 신 전 부회장을 광윤사의 새 대표로 선임하고 신 총괄회장의 지분을 신 전 부회장에게 넘겼다.
일본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를 인정한다면 신 회장은 광윤사의 이사로 복귀하게 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와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게 된다.
‘대표권 및 회장 해임 이사회 결의 무효소송’은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제기한 소송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해임될 때 당사자에게 이사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절차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 총괄회장의 해임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되자 그해 7월27일 신 총괄회장과 함께 신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사를 구두로 해임했다. 그러자 신 회장은 다음날인 7월28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대표 및 회장에서 해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