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2분기 저조한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실적부진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지난해 영업이익의 90%를 까먹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중국시장과 웨어러블 기기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한다.
◆ 영업이익 90.5%가 줄어든 실적
삼성전기는 2분기 매출 1조8607억 원, 영업이익 212억 원을 올렸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직전분기보다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40.5% 증가한 실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90.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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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
권영노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은 “3분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나을 것”이라면서도 “계절적으로 수요가 늘겠지만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데다 주요 거래선 수요가 줄었고 중저가 스마트폰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에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에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만 359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4천640억으로 2012년보다 20%나 떨어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기는 11년 만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외 주요 거래선들이 신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 출시를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며 “주력제품의 시장지배력 강화와 함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부품공급에만 치중하는 사업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근본적 실적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 수익성 회복 열쇠는 중국시장과 웨어러블 기기
삼성전기는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에서 떠오르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 대응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호익 재경팀 상무는 “중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또 앞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웨어러블기기 시장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삼성전기는 애플의 아이워치에 부품을 제공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진석 삼성전기 OMS사업부 상무는 “웨어러블기기에 적용하려면 사이즈가 중요한데 특히 애플의 아이워치는 초소형이면서도 고용량이 요구된다”며 “2분기에 개발했던 부품이 승인받아 아이워치에 본격 채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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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 전자가격표시기(ESL). 메인 서버에서 전송한 각 상품의 가격과 원산지표시 등이 선반의 전자가격표시기(ESL)에 나타난다. |
삼성전기는 전자가격표시기(ESL) 기술력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ESL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의 가격과 재고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LCD기기다. 가격이 바뀔 경우 기존의 가격표 스티커를 새로 부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 사업은 특히 최치준 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60% 이상 의존하는 삼성전기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최 사장도 지난 2월 “ESL 시장을 주도해 3~4년 내로 조 단위로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 세계 ESL 시장은 지난해 5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앞으로 매년 2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춘범 삼성전기 CDS사업부 상무는 “ESL에 매년 200억~300억 원씩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200억 원 정도가 투자됐으며 2분기 실적에서 가시적 성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ESL은 영국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 매장 400여 곳과 유럽의 많은 유통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반기에 유럽 이외에 미주와 남아공 등 선진국시장에도 판매를 확대하려 한다. 삼성전기는 올해 2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잡아놓았다.
삼성전기는 이와 함께 4분기부터 베트남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상무는 “현재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데 4분기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 비용부담이 되겠지만 베트남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하고 정부 지원도 좋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