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수사매뉴얼을 배포하고 교육을 실시한다.

경찰청은 8일 청탁금지법 수사매뉴얼 4천 부를 일선 경찰관서에 배포하고 이날부터 이틀 동안 경찰청 대강당에서 전국 지방경찰청·경찰서의 수사 간부 600명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경찰, 김영란법 위반 실명 기재한 서면신고만 받기로  
▲ 6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중앙행정기관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청탁방지담당 공무원 600여 명이 김영란법의 내용과 조치사항 등을 교육받고 있다.<뉴시스>
경찰청은 7월13일부터 ‘청탁금지법 대응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정기회의를 통해 수사매뉴얼 제작과 전국의 수사관 교육 등 준비사항을 점검한다.

수사매뉴얼은 모두 7개장으로 500쪽 분량인데 관련 법령 및 판례, 벌칙 조항 해설, 단계별 수사절차 등을 담았다. 112신고·출동절차, 사건접수, 수사진행 및 종결과정 등을 설명하고 벌칙규정도 구성요건별로 세분화해 수사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한번에 받은 금품 등의 액수가 100만 원을 넘으면 형사처벌, 100만원 이하일 경우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상당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매뉴얼은 질문답변란을 통해 예상 가능한 사례를 담고 법 위반 여부 등도 설명하고 있다.

가령 공무원과 기업임원이 40만 원 상당의 밥을 먹고 자정을 넘겨 200만 원 상당의 술을 마시면 날짜가 바뀌었더라도 자리의 연속성이 인정돼 1회의 접대로 본다.

또 국립극단 소속 연극배우가 공연 뒤 동종업계 사람으로부터 6만 원짜리 꽃다발을 받은 경우 선물가액이 5만원이 넘었으므로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처벌될 수 있다

경찰은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400만 명가량에 이르고 위법행위에 연루된 일반인도 처벌대상이 되는 점을 고려해 표적·과잉수사 논란을 막는 데도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고자 실명을 기재하고 증거를 첨부한 서면신고만 받고 112 등 전화신고로는 원칙적으로 출동하지 않는다. 수사의 착수도 부서장이 지휘해 신중히 결정한다.

경찰이 김영란법 위반행위의 확인을 위해 주택이나 사무실, 음식점 등에 출입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식사나 경조사비 등은 대부분 가액이 100만 원을 넘지 않아 과태료 사안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관련 사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수사방향과 수사절차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