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태양전지의 소재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의 가격하락이라는 악재를 만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OCI는 올해 상반기에 폴리실리콘 업황이 개선되며 3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폴리실리콘시장이 공급과잉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OCI가 다시 고전할 수 있다.
▲ 이우현 OCI 사장. |
8일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7일 기준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1kg당 14.29달러를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5월에 1kg당 17.08달러를 기록한 이후 4달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폴리실리콘의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중국이 정부보조금에 해당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하반기부터 축소하면서 수요가 둔화돼 폴리실리콘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태양광기업인 GCL과 바커가 모두 폴리실리콘공장을 대규모로 증설한 점도 폴리실리콘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태양광업계는 OCI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손익분기점을 1kg당 15달러 대로 보고 있다. 현재처럼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OCI는 생산량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OCI의 연간 폴리실리콘 판매량을 고려하면 폴리실리콘 가격이 1kg당 1달러 떨어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약 6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폴리실리콘 업황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OCI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OCI 주가는 전일보다 2200원(2.63%) 내린 8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상반기에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1월 6만300원에서 5월 12만3천 원까지 2배 넘게 상승했지만 4달 만에 다시 33% 넘게 빠졌다.
이우현 사장은 폴리실리콘 가격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7월에 열린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에 태양광 셀과 모듈의 가격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되면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낮추지 않는 이상 적자를 볼 수도 있다”며 “이미 예상되는 손실에 대처하기 위해 원가절감 비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OCI는 올해 초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지난해보다 19%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상반기에 모두 15% 정도 원가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OCI는 대외적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폴리실리콘부문의 실적개선세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전력구입비가 계절적 영향에 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들의 공장증설과 생산효율화 등에 따라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현상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의 평균 추정실적을 종합하면 OCI는 3분기에 매출 6728억 원, 영업이익 405억 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2분기보다 매출은 1.4% 늘어나는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14%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