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재출연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책임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 회장은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사재 400억 원 등 한진그룹 차원에서 1천억 원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언 발에 오줌누기’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 오너들의 알짜 재산 빼돌리기 의혹이 속속 드러났다”며 “국민 여론에 떠밀리다시피 한 사재출연도 국민의 비난을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재는 겨우 400억 원, 담보대출로 600억 원을 투입하는 조치로 물류대란을 수습할지 걱정”이라며 “조양호 일가와 한진그룹 전체 차원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자금출연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6일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조 회장이 400억 원의 사재를 내놓은 것을 포함해 모두 1천억 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국적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결정이 무색해지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1주일 만에 물류대란에 따른 피해규모는 17조 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자리 감소와 해외 관련 업체들의 클레임비용 등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권성원 변호사는 7일 한국해법학회가 연 ‘한진해운 물류대란 법적 쟁점 긴급 좌담회’에서 "화주의 피해 규모도 지금 정확히 추산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는 한진해운도 선적된 물량의 화주파악이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항만서비스 거점인 부산지역 경제에 미칠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정치인들까지 대주주 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6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 대책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어느 한 개인과 한 기업의 잘못으로 국가 전체의 경제력이 훼손되고 해운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오너 일가를) 불러서 청문회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중요한 것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업을 회생할 의지가 있느냐, 적절한 자구책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느냐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정치권 차원에서 (조양호 회장을) 좀 불러서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물론이고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이번 사태로 올해 첫 국정감사에 줄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