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화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런 기업에 시중은행의 퇴직임원을 내려보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유암코는 시중은행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부실채권 투자회사인데 민간 주도로 구조조정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 이성규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사장. |
넥스콘테크놀로지는 2차전지용 배터리보호회로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로 2015년 단기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아오다 8월에 유암코에 인수됐다.
허 대표가 IT·제조업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데도 넥스콘테크놀로지의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허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스타타워 지점장, 업무지원본부장, 성남영업지원본부장, 마케팅그룹 부행장을 역임한 순수 KB국민은행 출신이다. IT와 관련한 업무를 한 것은 2012~2013년 2년 동안 K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 대표를 2년 동안 맡은 것이 전부다.
허 대표가 넥스콘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 선임된 배경에 이성규 유암코 사장과의 친분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허 대표는 2002~2005년까지 KB국민은행 워크아웃본부 영업지원부문 담당 부행장을 역임할 때 이성규 사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암코 관계자는 “넥소콘테크놀로지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전문가가 아니라는 논란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낙하산 인사의 성격은 아니다”라며 “유암코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를 한 뒤 경영진 후보자를 추천받아 면접까지 진행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유암코는 넥스콘테크놀로지 인수와 신규 자금을 합쳐 모두 7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암코가 부실기업을 회생시켜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수익까지 내야하는 만큼 낙하산 인사를 파견해 경영을 안이하게 관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암코 관계자에 따르면 넥스콘테크놀로지를 인수할 당시 이미 넥스콘테크놀로지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복수의 경영진을 대내외적으로 추천받아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대상에는 허 대표를 비롯해 지난해 말부터 넥스콘테크놀로지 대표를 맡아온 이명호 사장 등 현직경영진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암코 관계자는 “넥스콘테크놀로지의 매출은 LG화학과 삼성SDI, 파나소닉 등 3개 기업으로 단순한데 제품의 품질이 충분한 회사라 납품을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 허 대표에게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유암코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지난해 말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 모두 20개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넥스콘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단 2개 회사에만 금융권 출신 인사를 파견했다고 유암코는 설명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기업회생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구조조정을 충실히 진행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금융권 출신 인사라고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유암코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플랜트자재기업 영화엔지니어링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9월 안에 매각공고가 뜰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에 대해서도 내부검토를 거친 뒤 현재 해당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기존 경영진들의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경영을 계속 맡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