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규정한 계열사 보유주식 한도를 맞추고 금융지주회사로 강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
|
|
|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미래에셋캐피탈은 1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하는 2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다고 6일 밝혔다. 신주 발행량은 730만2254주, 신주 발행가격은 3만4236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출자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28.9%를 보유해 박 회장(유상증자 뒤 지분 34.5%)에 이어 2대주주에 오른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자산운용-캐피탈-증권-생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출자구도를 갖추게 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60.19%를 보유해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이번 유상증자로 미래에셋캐피탈은 재무적 부담도 덜게 됐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자기자본의 150%를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초과 지분은 2년 안에 팔아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6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6천억 원인데 보유한 계열사의 주식은 장부가로 1조1700억 원에 이른다.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가치가 자기자본의 196%에 이르는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에 3300억 원을 출자하면서 계열사 주식의 보유비중이 늘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자기자본의 140%대로 낮아진다.
박 회장은 이번 증자로 미래에셋캐피탈의 강제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된다.
금융지주회사법 상 1개의 금융기관을 지배하고 자산총액이 5천억 원 이상이면 금융지주회사가 되는데 이 요건이 충족되고 연말 기준으로 총자산 대비해 금융자회사의 주식가치 비율이 50%를 넘을 경우 금융지주회사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야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6월 말 기준으로 자산 1조7천억 원을 소유해 자산 대비해 보유한 금융자회사의 주식가치 비율이 58%에 이른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이 비율이 51%까지 낮아져 금융지주사로 강제로 전환될 위험이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4년과 2015년 연말 평가를 앞두고 국공채를 매수하는 등 부채를 일시적으로 늘려 총 자산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금융지주회사 강제전환 요건을 벗어나 본업인 여신업보다 그룹의 지배구조 유지에만 신경쓴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