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업계가 활로를 찾기 위해 이동통신사의 무선통신과 케이블방송을 묶어 파는 데 목을 매고 있다.
SK텔레콤이 협조하기로 했지만 케이블방송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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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방송회사들은 최근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습. |
1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과 딜라이브 등 케이블방송업체들은 이통3사와 동등한 조건에서 유무선 결합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지만 실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8월29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정상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유무선 결합상품을 동등한 조건에서 판매하려면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유무선 결합상품은 유료방송시장에서 이통3사가 인터넷방송(IPTV)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통3사는 결합상품에 대해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며 무선통신과 인터넷, 인터넷방송 등 서비스 가입자를 함께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반면 케이블방송업체는 대개 무선통신사업을 펼치고 있지 않아 인터넷과 케이블방송만 결합한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CJ헬로비전 등 알뜰폰사업을 함께 펼치는 경우 유무선 결합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무선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의 점유율을 감안하면 힘이 미약하다.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와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하면서 결합상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동등한 조건에서 결합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업계는 그동안 이통3사에게 동등결합판매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최근 SK텔레콤이 이를 수용해 약간이나마 진척을 봤다.
그러나 케이블방송업계가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상품구성과 할인율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4월 SK텔레콤을 동등결합판매 의무제공사업자로 지정하고 SK텔레콤의 결합상품과 같은 수준의 할인율을 케이블방송의 결합상품에 적용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
그러나 개정된 고시에는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아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업계가 의견차이를 보일 경우 동등결합판매가 언제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블방송과 동등결합판매가 이뤄지면 SK텔레콤도 무선통신이나 인터넷 가입자를 늘리기 수월해질 수 있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동등결합상품을 내놓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판매할 상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현실적으로 여러 조건을 극복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업계는 원활한 협상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정부에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동등결합판매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실제로 상품을 출시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은 최근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동등결합판매 외에도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며 매출정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