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안정을 되찾았다고 보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세가격 추가하락에 따른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시장 하반기 전망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에 미치는 함의’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시장 안정화 판단 일러, 전세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

▲ 최근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으나 완연한 회복세라고 보기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지역 아파트. <연합뉴스>


올 상반기 부동시장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2022년 하반기에서 2023년 초까지 진행된 가격 급락세가 진정됐다는 것이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 급락세가 진정된 이유는 △전 고점보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상승한 점 △금리 급등세 진정과 정부의 부동신시장 안정화대책으로 심리 안정화 △건설비용 상승으로 분양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인식 확산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등이다. 

다만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희망가격 괴리가 커 올해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2015~2021년 평균 거래량과 비교해 55%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상반기 부동산시장의 특징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시장의 온도 차이가 꼽혔다. 지난 4월 이후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시장은 거래량이 전년보다 늘고 있고 가격 반등세가 소폭 나타나고 있다. 

다만 비수도권 아파트시장은 여전히 거래량이 회복되지 못하고 가격 하락세도 완만히 진행되고 있다. 올 1분기 서울 지역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100%에 가까운 수준이고 수도권도 80%로 회복됐으나 5대 광역시 및 기타 비수도권 지역의 초기 분양률은 30~50%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전세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역전세가 심화해 급매물이 나올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란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다.

2023년 아파트 입주예정 및 재고물량은 2021~2022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가격이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전세가격이 하락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서울과 5대 광역시 제외 기타 비수도권 지역에서 각각 입주물량이 전년보다 36.1%, 28.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임대차3법으로 급등했던 전세가격은 2022년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내렸다. 최근 전세가격지수는 수도권 및 5대 광역시에서 2019년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역전세가 발생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집주인들은 전세가격이 하락한 만큼 추가 대출을 받거나 보증금 가격 차이에 대한 이자만큼 역월세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집 소유권을 유지하려 한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역전세가 심화할 경우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 기존 보증금과 신규 보증금액 차액 규모가 크고 대출이자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다고 봤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 7월31일부터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총부채원리상환비율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 60%로 대출 한도를 완화하고 임대사업 이자상환비율(RTI)도 기존 1.25~1.5배에서 1.0배로 낮췄다. 

이에 따라 급매물이 시장에 일시에 대량으로 출회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과 이자부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주택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시장 가격 급락세는 진정됐으나 거래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서울 및 수도권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는 수요 회복이 나타나지 않아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며 “전세가격 추이, 역전세 현상에 따른 급매물 출회여부 등에 관한 지속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