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극한 '열 스트레스' 늘어난다, 60여년 뒤에는 10배 이상 증가

▲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더위를 식히기 휘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 21세기 말에는 극한 열 스트레스 발생일이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열스트레스 지수는 여름철 실외 환경에서 사람이 실제 느끼는 온도를 측정한 값이다. 습구흑구온도(Wet-Bulb Globe Temperature)를 바탕으로 여름철 강한 일사와 약한 풍속 등을 가정해 산출한다.

기상청은 2일 ‘열 스트레스에 대한 미래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전망 분석에는 고해상도(25km) 동아시아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SSP, 모델 5종 앙상블)이 적용됐다.

분석 결과를 보면 한반도,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 지역에서 여름철 평균 열 스트레스 지수는 현재 섭씨 26.1도와 비교해 21세기 후반에는 섭씨 3.1∼7.5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한반도는 열 스트레스 증가 폭이 섭씨 3.2~7.8도로 동아시아 6개 권역 가운데 중국 북동부지역 다음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극한 열 스트레스일도 현재 4.7일에서 42.8∼103.8일로 증가하며 최대 지속 기간은 현재 2.4일에서 15.1∼68.2일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 열 스트레스일은 전체 면적 10% 이상에서 열 스트레스 지수 상위 5% 값을 초과하는 날의 연중 일수를 의미한다.
 
기후변화로 극한 '열 스트레스' 늘어난다, 60여년 뒤에는 10배 이상 증가

▲ 한국의 극한 열 스트레스일 기준값. <기상청>

한국의 열 스트레스 분포를 예상해 보면 산간지역을 제외하고 기온과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내륙과 해안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여름철 열스트레스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권역에서 현재 9일 미만으로 발생하는 극한 열 스트레스일이 21세기 후반기에는 90일 이상, 6월 중순에 시작해 9월 중하순까지 발생하고 최대 지속 기간도 현재 3~4일에서 70~80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온 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극심해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야외 활동 및 온열질환과 관련된 미래의 열 스트레스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며 “기상청은 극한기후에서의 안전 및 건강과 관련해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분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