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진양곤 HLB(에이치엘비) 회장이 신약개발뿐 아니라 진단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진 회장은 HLB그룹 내부에서 신약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 ‘HLB 바이오 에코시스템(HBS)’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진단사업까지 접목되면서 난치성 암종 공략을 ‘진단부터 치료까지’ HLB그룹이 도맡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HLB그룹 헬스케어영역 전방위로 확장, 진양곤 암 공략 진단부터 치료까지

진양곤 HLB 회장이 진단기업 파나진 인수를 통해 HLB그룹이 암 진단과 치료를 함께 수행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22일 HLB그룹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진단기업 파나진이 그룹에 합류하면서 항암제 개발에 이어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LB그룹은 계열사들로 컨소시엄을 꾸려 파나진을 인수하는 방안을 최근 결정했다. 파나진이 시행하는 3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는 한편 다른 재무적투자자(FI)가 사들이는 전환사채(CB)의 콜옵션 권리도 얻는다. 최대 지분 22.94%를 가질 것으로 예정됐다.

진 회장은 파나진의 진단기술과 HLB그룹의 시너지를 고려해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나진은 분자진단 플랫폼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특히 항암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협력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제품이름 렉라자)’에 대한 동반진단기기를 개발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동반진단은 환자가 특정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 등 신규 항암제와 연계해 동반진단기기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암제가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면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HLB그룹은 주력 항암제 ‘리보세라닙’ 이외에도 세포치료제, 암 치료 백신 등 다양한 난치성 암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파나진이 보유한 기술을 더하면 향후 HLB그룹 후보물질들에 적합한 동반진단기기가 개발돼 시장 공략이 한층 더 수월해질 공산이 크다. 

HLB그룹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진단사업과 연계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진 회장은 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현재 HLB 헬스케어사업부)와 에임(현재 HLB생명과학 메디케어사업부)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진단사업 규모를 키워 왔다. 

파나진은 진단키트는 물론 분자진단 시약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PNA(인공 유전자) 소재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에프에이와 에임 인수로 마련된 진단제품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파나진 인수 후에도 진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HLB그룹 컨소시엄이 참여한 파나진 유상증자의 목적을 보면 전체 금액 중 약 250억 원이 타법인 증권 인수자금으로 배정됐다.

HLB 관계자는 이 금액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진단 분야 시장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진 회장의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 등 큰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지속해서 그룹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HLB그룹은 2월 반도체 부품기업 피에스엠씨(현재 HLB이노베이션)를 인수해 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계열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후 파나진 인수가 결정되면서 약 4개월 만에 상장기업 2개가 연속으로 HLB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