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아파트 분양가가 공사비 상승 탓에 계속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 부담이 덜한 공공분양시장에 무주택 수요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특히 공공분양 ‘줍줍(무순위 청약)’은 분양가 상승 이전의 저렴한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데다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 높은 경쟁률이 계속되고 있다. 임대 뒤 분양으로 전환되는 공공임대주택들도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집값 떨어졌다는데 분양가는 고공행진, 무주택자 수도권 공공분양에 눈길

▲ 아파트 분양가가 공사비 상승 탓에 계속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부담이 덜한 공공분양시장에 무주택 수요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사진은 공공분양 아파트인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 단지 모습. <네이버부동산갤러리>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51㎡에서 계약취소된 1세대 무순위청약에 1165명이 몰렸다.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는 2021년 10월 입주한 공공분양 아파트다. 이번 계약취소주택은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신혼부부 또는 예비신혼부부로 청약자격이 한정된 데다 소득자격 요건도 있었는데도 1천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는 다산동 지금지구에 지하 2층~지상 29층 규모 아파트 10개 동, 1614세대로 조성된 단지다. 2021년 10월 입주한 3년차 신축 대단지 아파트로 인근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이마트 다산점 등이 있고 경춘선 도농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8호선 다산역이 들어서면 서울 잠실까지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이번 무순위청약 물량은 분양가가 2019년 7월 처음 공급 가격과 같은 2억8770만 원으로 나왔다.

올해 4월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 전용면적 51㎡ 전세계약이 3억4천만 원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전세가격보다 싼 값이다.

해당 면적의 매매 실거래가격은 아직 없지만 네이버부동산 기준 매물이 6억 초반대에서 최대 7억 원대로 올라와있다. 저렴하게 실거주 집을 장만하는 데 더해 수억 원의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위치한 신혼희망타운 무순위청약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4월 말 진행한 과천 지식정보타운 S3블록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 잔여 2세대 청약에는 모두 821명이 신청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S7블록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 1세대 청약에도 383명이 몰렸다.

신혼희망타운은 혼인기간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 자녀를 둔 무주택세대 구성원에 공급하는 특화용 공공주택이다.

2021년 12월에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지만 과천 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1421세대 모집에 730명만 신청하면서 미달이 나 다른 지역 신청자를 대상으로 추가모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과천 S3블록, S7블록 신혼희망타운 무순위청약 물량은 인근 아파트 시세의 절반 수준인 분양가가 부각되며 흥행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잔여세대 분양가는 아파트 첫 공급 시점인 2020년과 같은 5억4천만~5억7천만 원대였다. 인근의 래미안슈르 아파트 전용면적 60㎡ 매매가격은 10억~11억 원대로 형성돼 있다. 과천 위버필드 아파트 전용면적 60㎡도 매매가격이 12억 중후반대다.

‘로또 줍줍’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같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 민간분양 아파트들에 못지않은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수도권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에도 청약통장이 몰리고 있다.
 
경기 구리갈매 S1블록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최근 예비입주자 20명 모집에 2339명이 청약신청을 해 경쟁률이 117대 1을 보였다.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A3블록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130세대 청약에도 4081명이 접수했다.

분양전환 공공임대는 5년, 10년 등 일정한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뒤 분양으로 전환돼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주택이다. 일정한 소득 및 자산요건을 충족하고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면 기존 임대세대에 우선 분양권이 주어지고 분양전환 포기 세대나 공가를 일반분양으로 다시 공급한다.

공공주택이기 때문에 청약 때 무주택 요건이 있기는 하지만 분양전환 때 공급가격이 통상 시세의 80~90% 수준으로 조금 싸다는 장점이 있다.

5년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고 최근 분양한 GS건설의 충남 북천안자이 포레스트가 대표적이다. 북천안자이 포레스트는 단지 이름을 바꾸고 분양 포기나 부적격으로 발생한 잔여물량 분양에 나섰는데 3.3㎡당 평균 분양가는 666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1억 원대, 전용면적 84㎡는 2억 원대 초반 수준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천안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 1304만 원이었다.

올해 서울 삼성동을 비롯해 경기 화성동탄, 구리갈매, 세종시 등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이 분양전환된다. 

강남구 삼성동 도시형주택은 2013년 8월 입주한 공공임대로 의무 임대기간 종료로 47세대가 분양전환될 예정이다. 앞서 2021년 강남구에서 조기분양 전환한 자곡동 LH강남아이파크는 전용면적 59㎡ 분양전환 가격이 7억 원 중반, 74㎡는 8억 원 중반, 84㎡는 9억 원 중후반대였는데 당시 실거래 최고가격은 각각 14억 원, 16억 중반, 17억 중반대를 보였다. 시세와 차이가 7억~8억 원 수준이었다.

이밖에 세종시의 세종첫마을2단지도 10년 의무 임대기간을 마치고 분양계약에 들어갔다. 경기도 화성동탄26단지(917세대)는 2016년 11월 입주한 단지로 조기 분양전환을 통해 계약을 시작했고 구리갈매 A2블록(1444세대)도 조기 분양전환에 들어갔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아파트 분양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3년 1∼4월 분양한 청약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 원으로 지난해(1521만 원)보다 11.7% 올랐다. 

무주택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더 컸다. 올해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49만 원으로 2022년(1938만 원)과 비교해 21.2% 뛰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