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4-10 1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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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말 폴더블 태블릿인 ‘갤럭시Z탭(가칭)’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에서도 폴더블 시장을 선점해 애플 아이패드와 격차를 좁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2023년 하반기 폴더블 태블릿 ‘갤럭시Z탭(가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9일(현지시각)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가) 레베그너스의 트위터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갤럭시탭S9과 함께 갤럭시Z탭 시리즈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023년 폴더블 태블릿을 출시할 수 있다는 소식은 이미 지난해에도 나온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폴더블 제품을 개발해왔는데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플립을 출시하며 기술력이 안정화된 만큼 폴더블 라인업을 태블릿으로 확장시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갤럭시Z탭은 갤럭시Z폴드4를 펼쳤을 때의 화면 크기인 7.6인치보다 훨씬 큰 10인치 이상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퀄컴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2세대’와 120Hz 주사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폰아레나는 “갤럭시Z탭은 삼중으로 접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세 개의 디스플레이 가운데 한 면은 스마트폰의 커버 스크린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2021년 두 번 접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바 있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Z탭을 출시한다면 폴더블 태블릿에서 경쟁사인 애플보다 1년 정도 앞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CS인사이트는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앞서 폴더블 태블릿부터 2024년에 먼저 출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존 아이폰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잠식하지 않기 위해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좀 더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분석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도 올해 1월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폴더블 아이패드를 2024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폴더블 갤럭시탭 가상 이미지. <레츠고디지털>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애플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시장분석기관 IDC의 집계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6180만 대의 태블릿을 출하해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태플릿 출하량은 3030만 대(18.6%)로 집계됐다. 애플 아이패드 출하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갤럭시탭 라인업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고객선택권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특히 고가 제품군에서 애플 아이패드에 밀리고 있다. 하지만 폴더블 태블릿을 출시해 최고가 라인업을 구축한다면 애플과 경쟁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넓기 때문에 화면을 접어야할 필요성이나 효용성이 훨씬 큰 것으로 여겨진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최근 애플도 폴더블 기기 관련 특허 등록을 마무리했다”며 “폴더블 디바이스의 가치는 면적이 스마트폰 대비 넓은 태블릿과 노트북 시장에서 극대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태블릿 시장 자체는 올해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IDC는 2023년 세계 PC·태블릿 출하량이 2022년 11.2% 줄어든 4억31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태블릿 등 프리미엄 제품군은 향후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올레드에서 IT(태블릿, 노트북)용 올레드 비중은 2022년 3.9%로 불과했지만 2027년에는 23.6%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IT용 올레드 라인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도 이와 같은 변화의 흐름을 이미 파악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이 향후 폴더블 올레드를 대규모로 양산하기 시작한다면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까지 떨어져 ‘대중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폴더블 시장 성장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IT 기기에서 폴더블 디자인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