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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줄파산에 연준 통화긴축 제동, 한은 이창용 소신에 힘 실린다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3-03-14 11: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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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줄파산에 연준 통화긴축 제동,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소신에 힘 실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미국 은행들의 줄파산 사태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를 기계적으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소신을 고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창용신 그냥 주식하지, 주식했으면 한국의 워렌버핏이다.”

“솔직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창용신이 더 믿음직하다.”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예측한 금융시장 전망이 맞아떨어지자 이 총재를 신에 빗댄 별명으로 부르며 올린 글의 일부다.

이 총재는 지난해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에게 ‘상투(고점 매수)’를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주요국의 공격적 통화긴축으로 증시부진이 이어지면서 이 총재의 전망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도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쫓아갈 필요가 없다고 바라봤는데 미국 은행들이 줄파산하면서 이 같은 이 총재의 금융시장에 대한 예상이 확인된 셈이다.

14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연준의 공격적 통화긴축으로 미국 은행들의 파산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연준에서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사태는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국채 가격이 급락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업계는 연준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금리동결 내지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폭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서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파월 의장의 미국 상·하원 발언 이후 꾸준히 높아지다 13일(현지시각) 0.0%로 급락했다. 반면 금리동결 확률은 15.9%,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84.1%로 집계됐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과 금융 안정을 위한 정책은 구분할 가능성이 있다”며 “3월 0.25%포인트 인상과 최종 기준금리 5.25%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3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속도를 조절한다면 이 총재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치인 1.5%포인트를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총재는 한국은행 총재 후보 시절부터 한국이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왔는데 이번 미국의 은행 파산 사태를 통해 이러한 태도를 고수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국 은행 줄파산에 연준 통화긴축 제동,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소신에 힘 실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 총재는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총재 인사청문회에서 “금리 결정은 국내 경기를 먼저 보는 것이 우선이다”며 “반드시 미국처럼 빨리 갈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처럼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시 이 총재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물가상승률이 거의 2배 이상, 경제성장률은 4% 중반대로 예상해서 금리를 빠르게 올릴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4%대로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미국만큼 견실한 상황이 아니라서 미국보다 속도를 조심스럽게 가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확대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본이 국내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보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전망에 따라 국내 금리를 미국을 따라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9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내외금리차가 외국인 투자행태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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