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2-27 09:19:53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가 저평가를 벗어나는데 있어 자사주 소각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여부가 주주환원정책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가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27일 말했다.
▲ 27일 자사주 소각이 가장 중요한 주주환원정책이자, 주가 저평가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이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를 들 수 있다”며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지배구조가 취약할수록 미흡한 주주환원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주주환원책 중 자사주를 취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 사적이익에 남용할 수 있어 지배구조 개선효과가 적다는 것이다.
자사주란 기업이 과거에 발행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여서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어 기존 주주들에게는 주식 유통가능 물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연구원은 “자사주는 기업이 기존주주들에게 현금을 주고 주식을 매입한 것이므로 자사주 취득을 배당과 마찬가지로 주주환원 정책의 하나로 이해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이러한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봤다.
우선 자사주 매입은 기존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줄임으로써 상대적으로 지배주주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또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지배주주에 대한 우호적인 세력에 매도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연구원은 “최근 KT와 현대차, 현대모비스가 자사주를 맞교환해 의결권을 부활시켰다”며 “이와 같은 상호주 보유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내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도 자사주 매입 이후 이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주들이 명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며 “자사주의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진다면 주가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